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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산 넘어 산, 험로 앞둔 내년 중국 경제

홍병문 베이징특파원

  • 홍병문 기자
  • 2018-12-13 17:11:41
  • 사내칼럼
[특파원 칼럼]산 넘어 산, 험로 앞둔 내년 중국 경제

다음주에 중국의 내년 경제정책과 운용 방향을 결정하는 중국 공산당 중앙경제공작회의가 열린다. 조만간 진행될 미중 무역 담판을 앞두고 중국 최고 지도부와 경제 브레인, 각 지방정부의 수장들이 머리를 맞대고 내년 경제의 청사진을 그리는 자리다. 매년 말 열리는 중국의 경제공작회의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올해는 관심이 더 각별하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 3·4분기 6.5%로 올 초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내놓았던 성장률 목표치 하단에 겨우 턱걸이했다. 6.5%라는 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4분기에 기록했던 6.4% 이후 최저치다.

시장에서는 앞으로 중국의 성장 속도가 더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중국의 성장률을 6.2%로 예상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6.0%를 겨우 지킬 수 있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 때문에 글로벌 금융시장뿐 아니라 중국 지도부도 이번 경제공작회의에 부담감이 적지 않다. 지난달 초 중국 공산당 정치국은 “현재 중국 경제에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고 일부 기업은 경영에 어려움이 크다”고 언급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재한 회의에서 이 같은 의견이 공론화되고 공식 발표로까지 나온 것을 보면 중국 경제에 대한 지도부와 중국 사회 전반의 위기의식이 어느 정도인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우울한 상황이 쉽게 반전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중국 경제는 외환과 주식시장은 물론 생산과 소비·투자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모두 경고음을 내고 있다. 실물경제 흐름을 민감하게 반영하는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달 50.0을 기록해 2016년 7월(49.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밀렸다. PMI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50보다 낮으면 경기 위축을 의미하는데 중국의 대표적인 3,000개의 제조 업체들이 현재의 생산과 수주 현황 등을 고려했을 때 경기 상황이 불안한 경계선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뜻이다.

중국의 가계 주머니 사정을 반영하는 신차 판매량도 올 들어 역력한 감소 추세를 보인다. 11월 신차 판매량은 255만대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9%나 줄었고 올 11월까지의 누적판매량은 2,540만대로 지난해보다 1.7% 감소했다. 이런 추세라면 28년 만에 중국 연간 자동차 판매가 역주행하는 이례적인 기록을 남길 수 있다. 경제 전반에 드리운 먹구름이 2015년 중국 증시 급락 사태나 2016년 초 중국 외환시장 파동 같은 충격을 예고하는 수준까지는 아니라지만 시장은 상당한 위기 징조를 느끼는 분위기다.

중국 기업인들은 공개적인 석상에서는 무역전쟁 파장을 애써 축소하며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사석에서는 불안감을 여실히 드러낸다. 중국 개혁개방의 첨병인 광둥성의 한 지방정부가 진행한 최근의 미디어 행사에서 만난 현지 기업인들에게도 이 같은 우려는 역력히 느껴졌다. 제조업 공단이 몰려 있는 광둥성 포산시의 한 고위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여전히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어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공단에서 만난 한 산업용 로봇 업체의 기업인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20% 이상 증가하던 매출이 올해는 반대로 20% 이상 줄었다”면서 “결국 무역전쟁 여파가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토로했다.

베이징 현지의 글로벌 경제 싱크탱크들은 내년 중국 경제에 대해 낙관론을 펴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에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경제 전문가 사이에서는 6%라는 중속 성장률 벽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90일간의 한시적인 무역 협상이 극적인 성과를 내고 미중 무역전쟁이 종지부를 찍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중국 경제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미중 무역협상이 무산되는 최악의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 만일 미중 무역 담판이 실패하면 중국 경제는 첩첩산중 어두운 계곡 길로 들어설 수 있다. 아무런 대책 없이 중국만 바라보다 한국 경제도 더 험한 가시밭길로 들어설 수 있다.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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