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협상 실무 책임자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0일 판문점을 방문했다. 다섯 차례 방한한 비건 대표가 판문점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일 입국 직후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제재 완화를 시사한 데 이어 이날 판문점을 직접 둘러본 비건 대표의 행보는 북한을 향해 대화 의지를 재차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기대됐던 북미 실무자 간 ‘깜짝 접촉’은 없었다. 판문점은 지난 6월 북미정상회담 직전 북미 실무자의 사전 협상 채널이었다. 하지만 비건 대표의 판문점 방문은 그 자체만으로도 북한에 대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21일 한미 워킹그룹회의도 주목된다. 지난해 우리 정부가 북한 모자보건·영양 사업을 위해 유니세프 등에 공여하기로 심의·의결만 하고 집행하지 못하고 있는 800만달러를 조만간 사용하는 방향으로 한미 간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논의는 북측에서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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