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이 27일 청주시 옛 연초제조창 자리에서 개관한다. 청주관은 과천·덕수궁·서울에 이어 네 번째로 개관하는 국립현대미술관이다.
미술관 측은 공식 개관에 앞서 26일 언론에 청주관을 공개하며 개관 특별전 ‘별 헤는 날: 나와 당신의 이야기’를 공개했다. 청주관 5층 기획전시실에서 내년 6월16일까지 열리는 전시로 강익중·김수자·김을·임흥순·정연두 등 국내외 활동이 왕성한 작가 15명의 작품이자 미술관 소장품인 25점이 선보였다.
청주관의 가장 큰 특징은 ‘국립미술품수장보존센터’로서의 기능이다. 최근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1,300여점과 미술은행 소장품 600점이 청주관으로 옮겨왔으며 2020년까지 미술관 소장품 4,000점과 미술은행 소장품 1,100점 등 5,100여점이 이관될 예정이다. 지난해 3월 옛 연초제조창에 대한 재건축 공사를 시작으로 연면적 19,855㎡, 지상 5층 규모로 건립된 청주관에는 10개의 수장공간과 15개의 보존과학공간을 중심으로 전시실과 교육공간, 편의시설 등이 들어섰다. 공사비는 총 577억원이 투입됐다.
열린 미술관을 표방해 ‘개방형 수장고’를 마련한 것이 눈길을 끈다. 송은문화재단이 미술관 신축을 앞두고 지난해부터 1년 가량 서울 강남구에 ‘송은수장고’라는 전시공간을 운영한 사례가 있기는 하나 청주관의 경우 수장고 형태를 그대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남다르다. 1·3층에 마련된 개방형 수장고에서는 근대 조각의 선구자인 김복진의 ‘미륵불’과 비디오아트의 창시자 백남준의 ‘데카르트’, 프랑스 미술가 니키드생팔의 ‘검은나나’ 등을 만날 수 있다. 관람객은 선반과 좌대에 놓인 작품들을 보며 ‘전시를 위한 전시’가 아니라 수장고 내부로 들어가 작품을 감상하는 것 같은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이미 영국의 빅토리아앤드앨버트 미술관, 스위스 샤울라거 미술관 등이 개방형 수장고를 운영하고 있다.
미술작품의 병원 격인 보존과학실도 ‘보이는’ 형태로 운영한다. 보존과학실의 청주관 이전을 계기로 미술관 측은 내년부터 자체 소장품뿐만 아니라 타 공공·민간 미술관 소장품에 대한 보존처리 서비스도 시행할 계획이다.
한편 중부권에 처음으로 개관한 국립미술관이라는 점에서 청주관은 문화향유의 지역 균형에서도 기대를 높인다. 우선 옛 담배공장인 연초제조창이 1946년부터 운영되다 2004년에 가동 중단된 후 버려진 것을 미술 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은 프랑스의 옛 기차역이 오르세미술관이 되고, 영국의 화력발전소가 테이트모던미술관으로서 문화명소가 된 것을 떠올리게 한다. 개관특별전에 이어 내년 하반기에는‘현대회화의 모험’ 전시가, 2020년 상반기에는 이중섭·김환기 등을 선보이는 근대미술 걸작 전시가 각각 열릴 예정이다. 아울러 미술관 측은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및 지역미술관, 작가 레지던시 등과도 다양한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해 지역 연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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