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이메일보내기

오피니언사외칼럼
[Science&Market] 화학물질 독성평가에 쓰이는 인공지능

최진희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교수

전문가 독성예측 모델 연구 이어

美 EPA·FDA도 AI 활용 추진

전문지식과 융합으로 빛 발하길





새해가 밝았다. 각 분야에서 다양한 새해 전망들을 내놓고 있다. 사회가 고도로 다원화되면서 분야별로 많은 난제가 대두되고 있고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 저마다의 해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분야별로 난제는 다르지만 이러한 난제들이 해당 분야의 전문지식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렵다는 인식은 이제 어느 분야에서나 공감하게 된 것 같다. 다양한 학문과 지식의 융합을 통해 이러한 난제를 해결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초연결’을 키워드로 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양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융합적인 방법론으로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기술 중 하나가 인공지능(AI)이다. AI는 기계가 사람처럼 학습할 수 있는 컴퓨팅 기술로 대용량의 빅데이터에 대해 스스로 학습해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정제하는 기술이다. 1980년대부터 컴퓨터과학의 한 분야던 AI는 지난 2016년 ‘알파고’가 이세돌 9단에게 바둑을 이기면서 단숨에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게 됐고 우리 사회의 최대 담론으로 등극하게 됐다. 이후 AI는 다양한 분야의 난제 해결에 도전하고 있다.

여기에 일반 대중에게는 덜 알려졌지만 과학계에서는 알파고만큼이나 획기적인 사건이 지난해 있었다. 2018년 멕시코에서 개최된 세계 단백질 구조예측 대회에서 알파고를 만들었던 구글 딥마인드 팀인 ‘알파폴드’가 1위를 차지한 것이다. 단백질 구조예측은 신약 개발을 비롯해 과학의 다양한 영역에 파급력을 지니고 있는 매우 중요한 분야이다. 수십 년 동안 수천 명의 과학자들이 연구한 분야에 AI가 처음 참가해 전문가를 제치고 우승한 이 사건은 AI가 이제 복잡한 과학의 문제 해결에도 돌파구를 마련해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환경 분야에서 난제 중 하나는 유해화학물질이다. 이제는 일상이 돼버린 대기 중의 미세먼지, 해양 쓰레기에서 먼저 이슈가 됐지만 이제 곳곳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미세플라스틱, 소비자 제품에 함유돼 있는 유해물질까지.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유해화학물질은 도처에 존재한다. 이처럼 도처에 널려 있는 유해화학물질로부터 우리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우선 어떤 물질이 위험한지에 대한 파악이 급선무다.



그러나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화학물질 중 독성을 알고 있는 물질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화학물질의 독성을 알기 위한 전통적인 방법이 비효율적이어서 기술개발 속도를 도무지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다양한 첨단기술들을 융합한 혁신적인 독성평가법이 개발되고 있다. AI도 그중 하나다.

사실 화학물질 독성예측 분야에서 AI를 이용한 난제 해결 노력은 알파고의 등장 이전에 이미 시작됐다. 2014년 ‘Tox21’이라는 화학물질 독성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해 독성예측 모델을 개발하는 ‘Tox21 데이터챌린지’라는 대회가 열렸다. 세계 40여개 팀이 이 대회에 참가해 경쟁했고 오스트리아 팀이 우승했다. 이 대회의 파급력은 이 분야 전문가들에게만 알려진 ‘찻잔 속의 태풍’ 정도였지만 이후 AI 분야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당시 우승한 모델보다 훨씬 성능이 좋은 모델들이 속속 개발되며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또 독성 발현의 개시가 대부분 화학물질과 단백질과의 결합에서 비롯되므로 알파폴드가 거둔 성과 역시 이 분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의 환경청(EPA)이나 식품의약청(FDA)은 향후 AI 기반의 독성예측의 정확도가 향상될 것으로 전망하고 AI 기반 독성예측 모델들을 식품, 의약품, 소비자 제품 내 화학물질을 평가하는 데 활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새해에도 화학물질 독성예측 분야처럼 각 분야에서 AI를 활용해 난제를 해결하는 시도가 늘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AI가 결코 만능일 수 없다. 각 분야 고유의 지식과 잘 융합될 때 비로소 그 활용도는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융합의 시대, 학문 간, 지식 간의 벽을 허물고 각 분야에 산적해 있는 난제 해결을 위해 기여하는 따뜻한 첨단기술들이 많이 등장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이종환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발행 ·편집인 : 이종환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