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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 갉아먹는 초미세먼지]잿빛 공포...약물중독보다 더 무섭다

너무 작아 모공서도 안 걸러져

폐포·혈관까지 침투 염증반응

임신기간 노출 땐 태아 악영향

조기 산통·아토피피부염 위험 ↑

루게릭병·치매까지 악화시켜

반드시 식약처 인증 마스크 쓰고

비타민·미네랄로 면역력 높여야

고농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곳곳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14일 오전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서울 청계천 모전교 인근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중금속이 잔뜩 섞인 중국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며칠째 전국을 뒤덮으면서 온 국민의 목은 텁텁해지고 몸과 마음도 잔뜩 움츠러들었다. 야외에서 운동을 즐기던 시민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햇볕을 제대로 쬘 수 없고 활동량이 줄어드는 데다 우울감을 느끼게 하는 멜라토닌 분비가 늘어 가슴이 답답해지고 관절통·요통 등도 더욱 예민하게 느껴지기 쉽다.

초미세먼지 입자는 지름 2.5㎛(0.0025㎜) 미만으로 미세먼지의 4분의1, 머리카락 굵기의 3~5%에 불과하다. 자동차·난방·발전 등을 위해 석유·석탄 같은 화석연료를 태우는 과정에서 배출된 질소·황산화물 같은 대기오염물질이 공기 중에서 반응해 형성된 황산염·질산염과 탄소류·검댕 등이 75%를 차지한다. 카드뮴·납·비소 같은 유해 중금속이 뒤섞여 있어 국제암연구소에서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천식환자 사망위험이 13%, 폐암 발생위험이 22% 증가한다는 해외 연구도 있다.



초미세먼지는 너무 작아서 피부 모공·기관지 등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포·혈관·태반까지 침투해 염증반응 등을 일으킴으로써 피부·호흡기질환은 물론 태아·심장·뇌질환과 수명 단축을 초래하는 것으로 속속 확인되고 있다. 대기오염은 흡연(1.6년), 알코올·약물중독(11개월)보다 수명 단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영국 런던의 퀸메리대 의대 연구팀은 담배를 피운 적이 없고 건강한 아이를 출산한 임산부의 태반에서 폐에서 발견되는 거무튀튀한 미세탄소 입자를 처음으로 확인했다. 연구팀은 “초미세먼지의 일종으로 임산부의 혈액을 타고 태반까지 이동해 태아에 안 좋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독성 나노입자가 조산·저체중아 출산 위험을 높이며 인간의 뇌에서도 발견돼 지능감소 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하은희 이화여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임신 기간 노출되는 초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은 태반을 경유하며 염증반응, 혈류장애, 저산소증 등 산화 스트레스와 조기 진통 등을 유발하거나 영유아 때 아토피피부염, 인지발달 지연 위험을 높인다”며 “집 주변에 녹지공간이 풍부하면 이런 위험이 상쇄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는 만큼 정부와 지자체가 녹지공간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초미세먼지는 피부의 모공보다 훨씬 작은 초미세먼지가 모공 속에 들어오면 아토피피부염 같은 알레르기 염증반응이 심해질 수 있다. 반복적인 노출은 눈 표면을 손상시키고 천식·만성폐쇄성폐질환(COPD) 같은 호흡기질환, 혈관 염증→혈전·동맥경화→심근경색·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도 악화시킨다.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호흡기내과 현인규·김철홍 교수팀에 따르면 COPD 환자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경우 호흡곤란 횟수가 호흡기질환이 없는 사람에 비해 최대 28배나 많아졌다.

방오영 삼성서울병원·배희준 분당서울대병원 교수팀에 따르면 대기 중에 미세먼지·이산화황 농도가 높아지면 심방세동과 같은 심장질환으로 생긴 혈전이 뇌혈관을 막아 발생하는 ‘심장 탓 뇌졸중’ 위험도 커진다.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5%씩, 이산화황의 농도가 10ppm 상승하면 57%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방 교수는 “대기오염물질이 심박 수, 부정맥 등 심혈관계 전반에 걸쳐 유해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했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팔다리 근육 등이 약해지고 위축되다 결국 호흡부전으로 사망하는 루게릭병 증상을 악화시켜 응급실 방문 위험을 최대 40%까지 높인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이혜원 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 교수는 “루게릭병뿐만 아니라 비슷한 신경 퇴행성질환인 치매·파킨슨병 환자도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에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호흡기·심혈관질환을 가진 노약자, 면역저하자, 어린이, 임산부 등은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 외출을 피하는 게 좋다. 꼭 외출해야 한다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미세입자 차단 필터 성능을 인증(KF 마크)한 보건용 마스크를 하는 게 좋다.

외출 후 얼굴·손을 깨끗이 씻고 양치질이나 구강·코도 세척으로 피부·입안의 미세먼지를 없애준다. 한선영 왕십리 함소아한의원 원장은 “귤 등 신선한 과일·채소를 자주 먹으면 수분은 물론 비타민·미네랄 보충으로 피부는 물론 면역력 증진에도 좋다”며 “오미자차·맥문동차 등을 엷게 우려 마시면 몸속 수분(체액에 해당하는 진액)을 보충해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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