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 지존’ 필 미컬슨(49·미국)이 12일(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에서 48세7개월26일의 나이로 우승했다. 지난해 3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멕시코 챔피언십 이후 11개월 만에 승수를 추가하며 통산 사십사 번째 트로피를 수집했다.
미컬슨의 나이를 잊은 플레이가 눈길을 끈다. 그는 지난주까지 2018-2019시즌 드라이버 샷 평균거리 316야드로 이 부문 5위를 달렸다. 악천후 속에 열린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24위(304.4야드)가 됐지만 이 역시 2017-2018시즌의 57위(300.3야드)에 비하면 늘어난 수치다. 이번 대회 아이언 샷 능력 지수 1위, 아이언 샷의 홀 근접도 2위 등을 찍었다.
미컬슨은 이날 “스윙스피드가 최근 3개월 사이에 시속 5~6마일 정도 빨라졌다”며 “내 최상의 플레이를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50대를 눈앞에 둔 그는 그 비결에 대해 “코스에서 지내는 시간을 줄이는 대신 적절한 음식물을 섭취하고 체육관에서 운동하며 보내는 시간을 늘렸다”고 귀띔했다. 이어 “요즘에는 (1965년 샘 스니드가 52세의 나이에 그린즈버러 오픈에서 우승했던 때보다) 과학이 발달했다. 약품·피트니스와 영양에 관한 지식 등 덕분으로 지금 세대 선수들은 더 오랜 시간 경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컬슨은 악천후와 일몰로 현지시간 월요일에 끝난 이 대회에서 최종합계 19언더파 268타(65-68-70-65)로 정상에 올랐다. 그는 이 대회 통산 5승째로 마크 오마라(미국)의 최다승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 골프링크스(파72·6,816야드)를 지배했다. 전날 17번(파3)과 18번홀(파5)만을 남겨뒀던 미컬슨은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잡아 폴 케이시(42·잉글랜드·16언더파)를 3타 차로 제쳤다. 우승상금은 136만8,000달러(약 15억3,700만원)다. 외할아버지가 캐디로 일했던 곳에서 한 번 더 우승을 일군 뒤 캐디인 동생 팀과 포옹한 미컬슨은 “나에게는 특별한 한 주였다. 여기 올 때마다 특별한 감정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날 합계 13언더파로 경기를 마친 김시우(23·CJ대한통운)는 제이슨 데이(호주)와 공동 4위를 확정, 이번 시즌 최고 순위이자 두 번째 톱10에 입상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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