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민(사진) 신한베트남은행장이 현지 외국계 1위 은행으로 우뚝 선 비결에 대해 길게 늘어선 베트남의 큰 지역 차를 고려해 영업 전략을 차별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에는 점포를 6곳 늘려 중간지역인 다낭 등 새로운 거점을 공략하며 전국 단위로 영업망을 넓힐 계획이다.
지난달 26일 신 행장은 호찌민 신한베트남은행 본점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남쪽에 위치한 호찌민은 소비 성향이 강한 반면 북쪽의 하노이는 겨울을 대비하기 위해 저축하려는 경향이 크다”면서 “하노이와 호찌민에 대한 접근을 다르게 했다”며 성공 배경을 설명했다.
신 행장은 과거 하노이 지점장을 맡았을 당시 호찌민 지점장으로 펼쳤던 영업 전략을 그대로 적용했지만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현지 1위 외국계 은행 도약의 토대를 마련했다. 현지인 지점장 등용도 그가 강조하는 현지화 전략의 일환이다. 현재 신한베트남은행 지점 30곳 가운데 현지인 지점장은 18명에 달한다. 신 행장은 “하노이 지점장에는 하노이 출신을, 호찌민 지점장에는 호찌민 출신을 기용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지인 지점장 중에는 신한은행에서만 직장 생활을 거친 우수한 능력의 ‘신한 맨’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베트남 현지 공채도 벌써 5기까지 선발됐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올해에도 점포를 6곳 늘려 저변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인을 중심으로 관광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다낭을 비롯해 지점 4곳과 출장소 2곳이 증설될 예정이다. 신 행장은 “다낭은 중간 지역에 위치해 있어 신한의 베트남 네트워크가 전국 단위로 확장된다는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현재 신한베트남은행은 지점 30곳 중 호찌민에 18곳, 하노이에 12곳이 자리 잡고 있다.
여신 영업에 대해서는 올해 숨 고르기 전략을 펼칠 방침이다. 베트남 금융당국이 내년까지 부실 대출의 리스크 가중치를 높이는 바젤Ⅱ 제도를 도입하도록 해서다. 신 행장은 “올해 3월까지 바젤Ⅱ제도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건전성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하는 부담은 커졌지만 오히려 인수를 통해 몸집을 키우기에는 적합한 환경이 마련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신 행장은 “바젤Ⅱ제도에 대비하려면 자본확충을 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 은행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면서 “내년께 우량한 매물에 대한 추가 인수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 행장은 베트남 현지에 진출한 그룹 계열사를 총괄하는 컨트리헤드 역할도 맡고 있다. 이를 위해 그는 매주 ‘원신한(One Shinhan)’ 회의를 여는 등 베트남에서도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신한카드가 지난달 말 베트남 금융당국으로부터 현지 금융사인 베트남푸르덴셜소비자금융(PVFC)에 대한 인수를 최종 승인받으면서 그룹 시너지를 더 키울 수 있게 됐다. 신 행장은 “PVFC 인수로 그룹의 베트남 내 소비자 금융시장에서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신한베트남은행과 PVFC 양사 간 고객층이 중복되지 않고 서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협업해 혁신적인 소비자 금융 모델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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