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스리그의 왕’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유벤투스)가 마드리드를 다시 찾았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유벤투스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호날두는 레알 시절 지역 라이벌이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부수러 나간다. 이탈리아 세리에A 부동의 선두 유벤투스는 21일 오전5시(한국시각) 마드리드의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위 팀 아틀레티코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원정 1차전을 치른다.
레알에서 네 번, 앞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한 번 챔스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던 호날두는 유벤투스의 23년 묵은 숙원을 풀기 위해 올 시즌 팀을 옮겼다. 유벤투스의 마지막 챔스 우승은 지난 1996년이다. 토너먼트 첫 단계인 16강을 시작으로 우승을 향한 여정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유벤투스는 챔스 득점왕 통산 7회, 챔스 통산 최다 득점(121골)에 빛나는 호날두의 경험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마침 16강 상대가 아틀레티코다. 호날두는 그동안 아틀레티코에 악몽이었다. 아틀레티코전 31경기에서 22골을 몰아쳤고 여덟 차례 페널티킥을 100% 성공했다. 최근 잠깐 부진하나 싶던 호날두는 챔스 일정이 다가오자 귀신같이 살아났다. 이달 16일 세리에A 프로시노네전(3대0 승) 1골 1도움을 포함해 최근 리그 4경기 연속골을 폭발했다. 그라운드 밖에서는 탈세 스캔들과 성폭행 의혹으로 여전히 시끄럽지만 19골 득점 선두에 도움 순위도 공동 4위(6개)다.
아틀레티코에는 앙투안 그리즈만이 있다. 올 시즌 챔스 조별리그 성적은 그리즈만이 4골 2도움으로 호날두(1골 2도움)를 크게 앞선다. 그리즈만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2골 6도움으로 득점 공동 4위, 도움 공동 5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 유로파리그(챔스보다 한 단계 낮은 유럽대항전) 결승 마르세유전(3대0 아틀레티코 승)에서 2골을 터뜨린 것도 그리즈만이었다. 그리즈만은 “올해 챔스 결승이 바로 우리 홈구장에서 열린다. 이 사실은 우리 선수들에게 엄청난 동기부여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우리 팀에도 챔스와 유로파리그, 월드컵 결승을 경험한 선수가 여럿이다. 올 시즌 결말이 어떻게 흘러갈지 한번 지켜보자”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디에고 시메오네 아틀레티코 감독은 “(유벤투스전은) 마치 결승 같은 분위기일 것”이라며 총력전을 예고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