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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하노이담판]제재 해제 다급한 金, 비핵화 로드맵 합의 '히든카드' 꺼낼까

과거핵 리스트 빠진 '스몰 딜' 여전히 우세하지만

'협상가' 트럼프, 단독회담서 金에 집요한 압박 관측

'영변핵 +α-금강산·개성공단' 주고받기 나설수도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과의 접경지역인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해 현지 환영단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하면서 한반도의 운명을 좌우할 ‘하노이 핵 담판’의 막이 올랐다. 총 다섯 차례 이상의 정상 간 만남과 물밑 조율을 통해 북미 정상이 과연 어떤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시선이 하노이로 쏠리고 있다. 북미는 회담 직전까지도 치열한 수 싸움을 벌이며 서로를 탐색해왔다.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회의론이 여전히 우세한 상황에서 파격 행보를 보여온 북미 두 정상이 잦은 만남을 통해 예상을 뛰어넘는 돌출적인 합의에 이르는 것은 아닌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릴 2차 북미정상회담의 기본 골격은 만찬-단독회담-확대회담-오찬-공식성명 순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김 위원장과 ‘간단한 단독회담 및 환담(brief one on one·greeting)’에 이어 ‘친교 만찬(social dinner)’을 갖는다고 26일 백악관이 전했다. 두 정상은 싱가포르 회담에서 오찬을 함께한 적이 있으나 만찬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본격적인 회담에 앞서 ‘탐색전’을 벌이는 동시에 전 세계에 두 정상의 친밀감을 과시하는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만찬 장소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한과 미국의 의전 실무팀이 점검을 마친 오페라하우스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정상회담 장소로 확정된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호텔에서 만찬이 이뤄질 가능성도 나온다. 만찬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과 김 위원장의 참모 두 명이 각각 동석한다.

이후 두 정상은 28일 본격 회담을 통해 싱가포르 회담에서 합의한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완전한 비핵화 △전쟁포로 유해 발굴 송환 등의 ‘구체화’에 나선다.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을 위해 북미가 종전선언을 하고 연락사무소를 워싱턴과 평양에 상호 설치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양국 관계를 대사급으로 격상시켜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이다. 종전선언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의제와도 밀접하게 닿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발판으로 남북 경협 재개 등을 본격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전히 불확실한 것은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조치다. 미국이 기존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 가능한 비핵화(FFVD)’라는 강경론에서 단계적 비핵화 해법으로 어조를 누그러뜨린 점을 고려하면 북한이 단시일 내에 ‘핵 리스트’를 신고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번 회담에서는 ‘영변 핵시설 폐기 및 검증+α’의 조치만 합의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외교가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베트남으로 떠나기 직전인 25일 오전(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완전한 비핵화로 북한은 급속히 경제 강국이 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저 달라지는 것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현명한(wise)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비핵화 결단을 거듭 촉구했다. ‘협상가’ 트럼프가 단독회담을 통해 김 위원장을 압박하고 설득한다면 김 위원장이 더 많은 비핵화 카드를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북미는 28일 단독정상회담과 양쪽 대표단이 배석하는 확대정상회담을 진행한 뒤 ‘하노이 선언(가칭)’을 발표하고 오후에 공식성명 서명식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차 정상회담 때 두 정상이 싱가포르 카펠라호텔 정원을 1분여 산책한 것처럼 이번에도 깜짝 친교행사가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회담이 끝난 뒤 공식성명 서명식까지 남는 시간이 두 정상 간 친교 이벤트가 이뤄지기 좋은 시점이다. 오페라하우스에서 두 정상이 특별공연을 관람하거나 회담장으로 유력한 메트로폴호텔 안쪽의 유럽식 정원을 함께 산책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북미회담이 끝난 뒤 베트남을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공식 친선방문’ 형식으로 베트남을 찾는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떠난 뒤에도 3월2일께까지 현지에 머물면서 양자 방문 일정을 소화한 뒤 귀환할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회담의 성과가 좋다면 김 위원장이 ‘도이모이’를 이룬 베트남에서 파격적인 경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회담 결과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여전히 엇갈린다. 서울경제신문 펠로(자문단)인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은 영변 핵 시설에 대한 신고 검증을 철저히 하지 않는 대신에 미국이 관심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내놓으면서 제재완화를 얻어내려 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북한이 핵을 오래 보유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 안 좋은 거래”라고 진단했다.다만 신 센터장은 “영변에 대한 철저한 신고·검증까지 포함하고 그다음 단계에서 비핵화 로드맵까지 북한이 합의해 준다면 미국은 금강산관광뿐 아니라 개성공단 플러스 알파도 내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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