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러시아와 도널드 트럼프 캠프 간 공모 의혹을 조사했던 로버트 뮬러 특검이 공모 사실에 대한 결정적 증거를 결국 찾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방해 의혹과 관련해서는 유무죄 판단을 유보시켰다.
2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주요 매체에 따르면 이날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하원 법사위에 특검 수사결과 보고서 요약본을 제출했다. 이에 따르면 “특검팀의 수사는 트럼프 캠프 및 관련된 어떤 인사도 2016년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와 관련, 러시아와 연계된 인사들로부터 트럼프 캠프 지원을 위한 여러 제안이 있었음에도 러시아와 공모하거나 협력했다는 걸 찾지 못했다”고 적시돼 있다.
요약본은 4장 분량의 서한 형식으로, 민주당 소속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은 수사 결과 보고서 관련 요약본을 ‘매우 간단한 서한’ 형태로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제출받았다고 확인했다.
뮬러 특검팀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바 장관은 사법 방해 혐의와 관련, “특검이 ‘이쪽이다 저쪽이다’ 결론을 내지 않았다”고 요약본에서 밝혔다. 특검팀은 또 “이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는지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죄임을 밝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을 두고 WP는 “뮬러 특검팀이 이 이슈에 대해 얼마나 고심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특검팀의 이 같은 발표를 두고 내들러 위원장은 “특검 보고서와 법무부 장관의 결론 사이에 매우 우려스러운 괴리가 있다”며 반발, 조만간 바 장관을 증언대에 세우겠다고 벼르는 등 논란이 예상된다.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로 불린 이번 사건을 두고 특검이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의 공모, 사법 방해 의혹 등 모두를 명쾌하게 입증하지 못함에 따라 일단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자신을 옥죄던 족쇄에서 어느 정도 풀려나 재선 가도를 향한 재집권 계획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일각에서 거론돼온 탄핵론도 일단은 수면 밑으로 가라앉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와 관련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완전한 무죄 입증이다.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라고 밝혔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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