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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25시] 청년은 ‘막말정치’ 말고 ‘민생정치’ 바란다

김인엽 기자




4·3 보궐선거 결과에 각 당이 저마다 딴판의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민주당과 정의당 공동의 승리”라며 자축했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한국당의 가능성을 봤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이들은 아전인수격으로 선거 결과를 읽는 동안 뭔가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음을 모르고 있는 듯하다. 바로 역대 최악의 실업률에 고통받고 있는 20~30대 젊은 유권자들의 민심이다. 지난 3일 보선이 치러진 통영 시내에서 만난 청년들은 한결같이 지금의 국회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가장 큰 불만의 대상은 다름 아닌 ‘막말정치’였다. ‘노회찬은 돈 받고 목숨을 끊은 사람’ ‘그따위 말을…한국당 별짓 다한다’ ‘정치권에 정신장애인이 많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수석대변인’…. 통영에서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김모(34)씨는 최근 지상 등을 통해 알려진 정치인들의 말에 대해 언급하며 “젊은이들에게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 정치인들의 막말에 얼굴이 찌푸려질 수밖에 없다”며 “정말이지 청년들에게 꼭 필요한 법을 만드는 등의 의정활동을 펼치는 국회의원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정치인들 입장에서 보면 막말정치는 일부 그들에게 득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름값으로 먹고산다고도 볼 수 있는 이들에게 막말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유력한 수단이기는 하다. 커뮤니케이션 이론의 하나인 머레이비언의 법칙은 어떻게 막말이 정치인의 인기에 기여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머레이비언에 따르면 상대방의 인상을 결정하는 것은 38%의 목소리와 55%의 몸짓, 그리고 7%의 말의 내용이라고 했다. 다시 말해 사람들의 뇌리에 기억되는 것은 그가 무슨 말을 했는지가 아니라 막말 등을 할 때의 정치인의 당당한 모습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미래 세대를 염려하는 정치인이라면 국회가 막말로 얼룩지는 동안 청년들의 희망은 바래져 가고 있음을 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통영에서 창업에 나섰던 송모(25)씨는 정치인들이 막말로 정쟁을 펼칠 것이 아니라 민생법안 등을 신속히 처리해주기를 기대했다. 그는 “모텔을 호텔로 업그레이드하는 사업이 고층건물과 관련된 규제로 물거품이 됐다”며 아쉬워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젊은이들의 도전은 낡은 법안들로 인해 좌절되고 있다. 총선을 1년 앞두고 각 당이 해야 하는 것은 막말정치가 아닌 민생정치가 아닐까.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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