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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 기관차 獨경제 흔들] 올 성장률 전망 1%도 안돼…경기침체·정치공백 악순환 빠질까

對英수출 전년比 6% 줄며 타격

올 성장률 전망치 1.9→0.8% 뚝

5대 경제硏 "내년 더 낮아질 것"

무대응 일관 정부에 여론 집중포화

"경제난 정치 지형마저 뒤바꿀 것"





3년 연속 세계 최대 경상수지 흑자국의 타이틀을 갖는 ‘제조 강국’ 독일의 경제 부진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우울한 경고음이 곳곳에서 울려 퍼지고 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Brexit)와 미중 무역갈등 여파 등 곳곳에 산재해 있는 대외적 불확실성이 제조업과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독일 경제의 발목을 한동안 잡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기가 곤두박질치는 와중에도 경제를 되살리기는 데 역량을 집중시켜야 할 앙겔라 메르켈 총리 등 정치권은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 채 오히려 불안을 부추기며 경기 침체 가능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해 10월 지방선거 패배 후 메르켈 총리가 집권 여당인 기독민주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후 시작된 정치적 공백이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경기 악화는 다시 정치적 혼란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4일(현지시간) 독일경제연구소(DIW) 등 독일의 5대 경제연구소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0.8%로 절반 가량 낮추면서 “잘 나가던 독일 경제의 장기 상승시대는 끝났다”고 평가했다. 할레경제연구소의 올리버 홀터묄러 부소장은 “심각한 경기후퇴 가능성은 낮다”고 비관론을 경계했지만, 연구소들이 제사한 성장률 전망치는 앞서 독일 정부가 내놓은 1%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이들 연구소는 특히 ‘노 딜’ 브렉시트 등 글로벌 경제 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는 있는 대형 이슈가 현실화할 경우 올해는 물론 내년 성장률이 한층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의 탄탄한 성장 엔진 역할을 해 온 독일 경제는 지난해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에 더해 독일 주력산업인 자동차 분야에서 배기가스 규정 강화 등 정책적 영향과 독일 산업의 젖줄인 라인강 수위 하락으로 인한 원자재 운송 차질 등 일시적 요인이 더해지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3·4분기 독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2%에 그쳤으며, 4·4분기에는 0%에 그쳐 간신히 침체 위기를 모면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브렉시트 불확실성으로 영국 내 산업투자가 위축돼 수출이 직격탄을 맞자 독일 경제에 대한 침체 우려가 한층 고조되고 있다. 올 1·4분기 영국에 대한 독일의 수출물량은 전년 동기대비 6%나 급락했다. 영국은 미국, 중국에 이은 독일의 3위 수출 시장이다. ING 투자은행의 카스텐 브르제스키 이코노미스트는 “독일의 최대 불확실성은 브렉시트”라며 “오늘 나온 독일의 경제 수치는 확실히 브렉시트에 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독일의 최대 시장인 미국 경기 둔화 우려가 고조되고 중국 경기 둔화가 가속화하고 있는 점도 독일 경제를 옥죄는 요인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메르켈 정부는 현재까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오히려 경기 침체 우려를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독일 정부가 올해 침체를 예상했음에도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데 대해 오는 2021년 메르켈 총리가 물러난 이후 정권을 잡기 위해 도전하는 정치인들마저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고 기민당 고위 인사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기민당 내에서도 메르켈 총리의 이러한 경제적 접근법에 의문이 제기된다”며 “경제 위기가 본격적으로 부각될 경우 독일 국민들은 경제적 충격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이 이어지면 다음 선거를 앞두고 독일의 정치 지형마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기 침체로 인한 세수 부족이 정치적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독일은 공격적이고 철저한 분배 정책으로 복지를 강화하면서 이민자에 대한 불만을 완화 하고 사회 안정을 유지해 왔다”면서 “경기 침체로 세수입이 줄어들면 이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메르켈의 강력한 리더십에 힘입은 정치 안정이 안정된 경제 성장의 밑거름이 됐던 기존의 선순환 구도가 리더십 약화에 따른 정치 불안과 경제 침체라는 악순환 구도로 옮아갈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아직까지 독일 경제 기반이 크게 훼손되지 않은 만큼 2020년부터는 다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이날 발표된 독일의 2월 산업생산은 전달 대비 0.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0.5%를 넘어선 수치다. 건설업생산 역시 6.8% 증가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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