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경기 침체로 비상 경영에 나선 JB금융그룹이 지주 인력 30%를 줄여 영업현장에 재배치하는 등 본부 다운사이징(감량경영)에 돌입했다. 금융지주 내 사업부서도 대폭 축소했다. JB금융은 본부 인력을 축소해 영업조직에 재배치함으로써 영업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지방 경기 침체에 따른 대출 연체율 증가 등 경영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사실상의 구조조정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12일 JB금융에 따르면 지주 내 4본부 15부를 4본부 10개부로 대폭 축소하고 근무 인력은 99명에서 68명으로 30% 감축했다. 이번 개편으로 JB금융 자회사인 전북·광주은행 등에서 지주로 파견됐던 49명은 소속 은행의 영업현장으로 재배치됐다. JB금융의 한 관계자는 “그룹의 조직과 인력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이번 조직개편을 단행한 것”이라며 “지주 조직은 슬림화하고 영업 현장에는 인력을 추가로 배치해 영업력을 높이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지방은행발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온다. JB금융의 핵심 자회사인 전북·광주은행의 부실채권(NPL) 커버리지 비율이 심각한 상황이다. NPL 커버리지 비율은 대출 부실화에 대한 은행의 대응력을 따지는 지표로 전북은행은 지난해 말 현재 65.09%로 국내 은행 평균(116%)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광주은행은 92.88%로 전북은행보다는 나은 편이지만 은행 평균에 못 미치는 것은 마찬가지다. 더구나 전북·광주은행은 GM 군산공장 폐쇄 등 지역 제조업 침체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예대마진을 통해 전북과 광주은행은 1,000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기업 등의 대규모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 실적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JB금융의 조직 슬림화는 감원을 위한 사전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외국계인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 등은 지점 및 지원업무 인력을 지점 밖 개인영업 전문인력인 RM(Relationship Management)으로 전환 배치하는 과정에서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고 노사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