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이래 프랑스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인류유산’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이 15일(현지시간) 화마에 휩쓸려 처참한 모습을 드러내면서, 새삼 과거 비슷한 사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화마가 인류 유산을 삼켜버린 비교적 최근 사례로는 작년 9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국립박물관 화재 참사를 꼽을 수 있다. 1818년 지어져 200년 역사를 자랑한 이 박물관은 남미에서 가장 큰 자연사 박물관이었다.
하지만 하룻밤 화재로 유물 2,000만 점과 동물 수집물 표본 650만 점, 식물 50만 종 등 가운데 90% 정도가 소실됐다. 이 가운데는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오래된 1만1,500년 전에 살았던 여성의 두개골을 복원한 ‘루지아’도 포함됐다.
이보다 앞선 2015년 12월에는 브라질 상파울루 시내 한인타운에서 가까운 포르투갈어 박물관이 불에 탔다. 이 화재로 포르투갈어의 유래와 형성 과정을 보여주는 자료들이 대부분 소실됐다.
같은 해 1월 모스크바 남서부 ‘사회과학학술정보연구소’(INION) 도서관에도 불이 났다. 사회주의 혁명 직후인 1918년 건설된 이 도서관은 16세기 희귀 슬라브어 기록뿐만 아니라 19∼20세기 희귀 도서, 국제연맹·유엔·유네스코 문서를 관리했으나, 화재로 장서 200만여 권이 훼손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불을 끄는 과정에서 뿌린 물이 자료실로 흘러들어 피해가 더욱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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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 통신은 1990년대에 대형 화재가 난 인류유산으로 ‘라 페니체 오페라 하우스’와 ‘리세우 대극장’ ‘윈저성’ ‘보스니아 국립도서관’을 꼽았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1792년 개관한 라 페니체 오페라 하우스는 거의 완벽한 음향으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오페라 하우스였다. 하지만, 1996년 화재가 발생해 훼손됐고, 이후 보수를 거쳐 2004년 재개관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1847년 지어진 오페라 하우스인 ‘리세우 대극장’은 1994년 화재로 전소됐다가 1999년 복원됐다. 11세기에 지어진 영국 런던의 윈저성도 1992년 대형 화재가 발생, 250명의 소방관이 15시간 동안 진화했다. 윈저성은 5년간의 복구작업을 거쳐 1997년 다시 공개됐다.
19세기에 지어진 보스니아 국립도서관은 1992년 세르비아인 무장세력이 공격하면서 파괴되고 불에 탔다. 이 도서관은 1996년부터 유럽연합(EU)이 일부 출자한 재건축 공사가 진행돼 2014년 재개관했다.
/이재유기자 03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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