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퉁불퉁한 구도심 골목이나 식당가 등을 누비는 휠체어 탄 장애인들의 팔놀림이 한결 가벼워질 것으로 보인다. 시민단체와 대학 동아리가 연합해 만든 이동식 경사로가 청운효자동 일대에 시범 설치될 예정이다.
아름다운재단은 3일 오후 13시30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일대에서 맞춤형 이동식 경사로 설치 운동을 전개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동식 경사로는 올 초 재단의 공익활동 지원산업 공모에 연세대 창업동아리 MLP(Make Level Paths)가 선정되며 기획됐다.
이날 설치 행사에는 자원봉사자 30명과 운영진 10명 등 총 45명이 참여해 설치를 돕는다. 이들은 청운효자동 일대 휠체어 운행이 제한되는 상가에 경사로 설치 제안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해당 상가에서 설치를 동의할 경우 곧장 치수 파악에 들어간다. 비용은 아름다운재단이 부담한다.
이들 상가에 설치될 이동식 경사로는 MLP가 자체 개발했다. 평상시에는 포개어 보관하고 필요 시 꺼내 설치하도록 제작돼 이용이 편리하다. 재단 측에 따르면 기성품 대비 저렴한 가격에 가벼운 무게, 충격에 강한 소재로 제작됐다. 또 높이 조절이 가능해 최대 15cm의 턱도 문제 없다. MLP 관계자는 “상가와 장애인 측의 고충을 고려해 저렴하면서도 이동이 편리한 경사로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MLP는 지난해 2월 평창올림픽 기간에도 강원도 주요 소재 식당들에 이동식 경사로를 보급해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MLP를 지도한 김종배 연세대학교 작업치료과 교수는 “이번 청운 효자동 경사로 설치 운동을 시작으로 중요 관광지역에 보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운동에 함께한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는 “재활의원과 치과를 비롯해서 장애인 이용 시설을 인근에서 운영하는 입장에서 이번 ‘아름다운 길’ 만들기 운동을 적극 환영한다”며 “자칫 사회로부터 소외될 수 있는 장애인들과 그 가족들에게 정서적 안정감까지도 제공할 수 있는 우리 생활 속 작은 변화가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허진기자 h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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