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스와 프시케, 피그말리온, 하데스와 페르세포네…
그리스로마신화에 등장하는 신의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귀에 쏙 들어온다. 신화가 문학과 예술에 주요한 소재로 빠지지 않는 이유는 인류문명의 원형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로마 신화가 예술에는 어떻게 녹아들어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강의가 지난 29일 노원구에 위치한 상계고등학교 시청각실에서 열렸다.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 강좌로 마련한 ‘그리스로마신화, 미술이 되다’라는 제목의 강좌가 그것. 고인돌은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과 서울시교육청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생애 주기별 인문학 프로젝트로 2013년 처음 시작해 올해로 7년째 운영하고 있다. 이번에는 중고등학교를 찾아가는 청소년 인문학 프로그램에 집중하기 위해 40여개의 프로그램을 특별히 기획했다. 노원평생학습관이 지역학교에 인문학 강좌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이번 강좌는 지난 27일부터 3일간 열렸다.
이 박사는 지하세계와 죽음을 관장하는 신 하데스와 미모에 반해 납치한 그의 아내 페르세포네에 얽힌 이야기를 설명하기 위해 영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의 한 장면을 빌려왔다. 해리포터가 선물받은 투명 망토와 지하세계로 들어가는 문을 지키는 머리 셋 달린 개 케르베로스가 그리스로마신화에서 나왔다는 것을 통해 신화가 과거의 재미있는 이야기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콘텐츠로 변형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줬다. 또 1964년 개봉한 영화 ‘마이 페어 레이디’를 통해 이상적인 대상을 구하던 피그말리온 왕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이 박사는 “고대 인류의 자산인 신화는 과거형이 아니다”라면서 “21세기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에도 통하는 콘텐츠”라고 설명했다. 문학작품을 비롯해 영화, 게임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에 신화가 등장하는 이유다. 학생들은 낯선 예술작품 속에 그리스로마신화가 어떻게 녹아들어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연결고리를 찾아내는지를 이해하는 기회를 얻었다. 총 3강으로 구성된 이번 강좌는 1강. 황금사과이야기, 2강. 짝사랑의 아픔과 영광의 월계관, 3강. 사랑의 꿈 ★ 이루어지다 등으로 진행됐다.
한편, 제 7기 고인돌 프로그램은 70여개 중고등학교를 찾아가 인문학의 기본 학문인 문학·역사·철학(文·史·哲)을 바탕으로 미술·음악·건축·과학·경제학·심리학 등으로 주제를 확장해 오는 11월까지 인문학 강연을 펼쳐나갈 예정이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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