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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학로 금연' 풍선효과...꽁초 쌓이는 뒷골목

서울시 '금연 거리' 확장해가지만

구청재정난에 단속 인력 되레 줄어

서울 도봉구 백운초등학교 정문 앞 통학로는 금연거리로 지정됐지만 통학로 옆 골목에는 여전히 많은 담배꽁초가 널브러져 있다. /허진기자




통학길 간접흡연으로부터 아이들 건강을 구하기 위한 서울시의 ‘학교 주변 통학로 금연거리’ 사업이 사실상 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는 해당 사업을 의욕적으로 확장해가는 모양새지만 실제 행정을 도맡는 구청의 열악한 재정상황 등이 시의 방침을 뒤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16일 김소양 서울시의회 의원(자유한국당·비례)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서울시 및 자치구 흡연 단속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으로 금연 단속에 투입된 인원은 서울시를 통틀어 총 332명이다. 자치구당 평균 13명이 투입된 셈이지만 속사정을 보면 현실은 수치보다 열악하다. 불법흡연자를 발견해도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인력은 이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금연거리 단속인원은 크게 적발 시 과태료를 부과하는 ‘단속원’과 단순 계도를 하는 ‘지도원’으로 구분된다. 서울시 전체 단속인원 332명 가운데 단속원은 38%(112명)에 그친다.



대부분의 자치구가 통학로 금연거리를 점차 늘려가는 추세지만 단속인원은 되레 쪼그라든 것도 문제다. 지난해 367명이었던 단속인원이 올해 332명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게다가 이들이 모두 통학로 단속에만 투입되지 않는다는 사실까지 감안하면 실제 통학로 단속 현실은 더욱 느슨할 수밖에 없다.

인력 부족에 ‘금연거리 풍선효과’까지 겹쳐 흡연자들이 뒷골목에서 집중적으로 담배를 피우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경고문이 붙은 금연거리에는 당장 흡연자가 줄었지만 거리 뒷골목 등 인근에는 담배꽁초가 수북히 쌓이게 되는 것이다. 지난 3월부터 금연거리로 지정된 도봉구 백운초의 경우 주 통학로는 비교적 말끔하지만 바로 옆 골목 지름길에는 버려진 꽁초들이 가득했다. 근처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윤모(50)씨는 “이 골목으로 통학하는 아이들이 많은데 여전히 많은 이가 담배를 피워댄다”며 “단속인력이 오가는 것을 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학부모·학생 등 정책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실효성 있는 단속·계도를 위한 인원 확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서울시 건강증진과 측은 “자치구에 수시로 인원 확대를 주문한다”며 “풍선효과가 발생하니 금연거리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지만 실제 행정을 담당하는 구청은 인원 확대가 어려운 상황이다. 재원 부족이 가장 큰 문제다. 박진식 도봉구의원은 “물론 충원이 쉽지는 않지만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소양 서울시의원도 “자치구는 단속 실효성을 위해 단속인원을 현실화하고 공공근로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며 “서울시도 자치구별 흡연 단속실태를 보다 철저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허진·변재현기자 h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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