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영국 총리를 선출하기 위해 열린 집권 보수당 대표 경선 TV토론회에 경선 1위를 달리는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이 불참했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밤 ‘채널4’에서 진행된 보수당 대표 경선 TV토론회에는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과 마이클 고브 환경장관 등을 포함해 5명이 참석했다. 1차 경선투표에서 압승을 거둔 존슨 전 장관은 참석을 거부했다.
토론회에서 중앙에 배치된 존슨 전 장관의 빈자리는 이날 토론 시간 내내 부각됐다. 경선 2위를 기록 중인 헌트 장관은 이날 토론회에서 “보리스는 어디로 갔느냐” “친근한 동료 5명과의 토론도 피하는데 유럽연합(EU) 27개국과는 어떻게 상대할 것이냐”라며 그의 불참을 비난했다.
■참석 안한 유력 후보…왜?
다른 후보들 집중공세 전망에
“득보다 실 많다” 소모전 회피
1위 이미지도 공고해져 유리
차기 당 대표 선출이 가장 유력시되는 존슨 전 장관의 토론회 불참은 소모적인 논쟁을 피하고 선두 이미지를 굳히기 위한 전략적 목적에 따른 것이라고 FT는 설명했다. 존슨 전 장관은 지난 13일 당 대표 선출 1차 경선에서 헌트 장관(43표)의 3배에 육박하는 114표를 얻으며 압승을 거뒀다. 1차 투표에서 득표율 5%를 넘지 못해 하차한 앤드리아 레드섬 전 하원 원내대표와 에스터 맥베이 전 고용연금장관의 지지표도 존슨 전 장관에게 쏠릴 가능성이 높아 그의 당선 가능성은 더 높아지고 있다. 존슨 전 장관은 선두 지위가 공고해지는 상황에서 토론회에 참석할 경우 다른 후보들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아 얻을 것보다 잃을 것이 더 많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그가 빠진 이날 토론회는 그에게 맞설 대항마를 찾는 자리나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FT는 존슨 전 장관이 “두려워서 도망쳤다는 비난을 받는다”면서도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음으로써 스스로 승리자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존슨 전 장관은 18일 기자회견에도 불참할 예정이지만 2차 경선투표가 끝나는 18일 저녁 BBC 토론회에는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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