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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委서 '청년 의견 담은 엽서' 제출 두고 신경전 벌인 노사

근로자위원, 청년 목소리 담은 엽서 300여장 박준식 위원장에게 돌발 제출

사용자위원들은 반발… "청년은 시간도 기회도 많지만 중기·소상공인은 적어"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인 김영민(왼쪽) 청년유니온 사무처장이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 제5차 전원회의에서 박준식 위원장에게 ‘모두에게 평등한 최저임금을 요구하는 청년 352명의 엽서’를 전달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최저임금위원회가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법정 시한을 하루 앞둔 26일 속개된 전원회의에서 업종별 구분 적용 및 결정단위 등을 놓고 양보 없는 논의를 이어 갔다. 이날 회의에서는 특히 근로자위원인 김영민 청년유니온 사무처장이 자체적으로 모은 최저임금에 대한 의견을 박준식 위원장에게 전달한 것을 두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최저임금위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 내 위원회 전원회의실에서 제5차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절차를 속행했다. 최저임금 결정단위, 업종별 구분 적용 여부 등 지난 회의에서 결론을 내지 못한 사안을 비롯한 안건들을 논의했다. 근로자위원들은 개회 직전 회의장에 들어오며 사용자위원과 공익위원들에게 빨간 장미꽃을 한 송이씩 돌리기도 했다. 박준식 최저임금위 위원장은 이날 회의 인사말을 통해 “사업별 구분 적용과 결정단위 논의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최저임금 수준 논의로 이어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근로자위원인 김영민 청년유니온 사무처장이 벌인 돌발 이벤트였다. 박 위원장이 인사말을 끝내고 회의를 시작하기 직전 김 사무처장이 마이크를 켰다. 그는 “지난 5일간 거리에서 청년의 목소리를 담은 엽서를 받았다”며 “오늘 회의 시작 전에 (위원장에게) 전달하면 어떨까 한다”고 제안했다. 김 사무처장은 곧바로 박 위원장의 자리로 이동해 청년 352명이 쓴 엽서가 담긴 상자를 전했다. 청년들이 쓴 엽서에는 최저임금의 차등 적용이 반대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청년유니온은 지난주 서울 번화가와 온라인에서 청년들에게 최저임금에 대한 의견을 적은 엽서를 받았다.



이를 지켜보던 사용자위원들의 표정이 굳어졌다. 예정에 없던 노동계 측의 퍼포먼스에 불쾌한 기색이었다. 김영수 한국시계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이 “회의 진행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항의했다. 박 위원장이 “최저임금 문제가 청년의 여러 가지 어려운 현실을 상당히 반영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공감하는 차원”이라며 양해를 구했지만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았다. 김 이사장은 “스타트업 (경영하는) 청년들도 있다”며 “그런 청년들이 다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라고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청년유니온이 대표하는 청년들만 청년이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또 다른 사용자위원인 정용주 경기도가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청년이 가장 좋은 게 뭐냐면 시간이 많고 기회도 많지만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은 시간과 기회가 굉장히 적다”며 “우리는 편지 대신 실질적으로 어려운 부분을 계속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저임금위가 1차 법정 시한 내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는 올해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예년의 심의 과정은 최저임금의 결정 단위와 업종별 구분 적용 여부를 신속하게 결정한 다음 노사 양측의 최초 제시안을 공개하고 본격적으로 최저임금 수준을 논의하는 식이었다. 반면 올해는 결정단위와 업종별 구분 적용 여부도 미결 상태다. 박 위원장이 안건에 대한 노사 양측의 이야기를 최대한 듣고 결정하자는 입장을 보이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안건별로 노사 양측의 입장 차이도 팽팽하다. 특히 경영계가 최저임금의 동결을 요구하는 것과 달리 노동계는 최저임금 1만원의 공약을 실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세종=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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