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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새 역사 써"vs"사진찍기용"

"북미관계 다시 본궤도" 평가 속

"실질적 성과, 거리 멀어" 지적도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을 인터넷판 톱으로 다룬 CNN 화면 캡처.




북미 정상의 역사적인 만남이 판문점에서 이뤄지자 전 세계 주요 외신들은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생중계를 하거나 속보를 내보내는 등 관련 소식을 긴급 타전했다. 하지만 반응은 엇갈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깜짝 월경’에 대해 “새 역사를 썼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사진 찍기 행사에 불과하다”는 냉소적인 반응도 나왔다.

30일 미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현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땅을 밟자 새벽 시간대임에도 이 소식을 신속히 전했다. CNN은 “지난 하노이회담 실패 이후 양측 관계가 엄청나게 진전됐다”며 “북미 관계가 다시 확고하게 제자리로 돌아온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로이터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이 냉전체제의 긴장을 상징하는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땅을 밟았다면서 이날 북미 정상의 만남이 “희망과 평화를 표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중국 관영매체들도 북미 깜짝 회동을 신속하게 보도했다.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는 두 정상의 이번 만남이 국제관계 역사상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일본 방송들은 정규 프로그램 대신 트럼프 대통령이 비무장지대(DMZ)에 도착한 순간부터 1시간 30분가량을 생중계로 내보냈다. NHK 방송에 출연한 히라이와 순지 난잔대 교수는 “북미가 서로 ‘공’이 상대방에게 있다는 식의 자세를 보이다가 두 정상이 만나서 비핵화의 방향성을 확인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다음에 어떤 스텝으로 옮겨질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면담이 될 것”이라고 논평하기도 했다.



우려 섞인 시선도 적지 않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트럼프가 평화협정이 이뤄지지 않은 채 실질적으로 ‘전쟁상태’인 북한 측 군사분계선을 넘은 것은 체제보장이라는 북한 측의 요구에 부응하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AP통신은 이날 회동이 북미 협상 등 현안에 미칠 영향에 관해서는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있지만 실질적 성과를 내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도 나오는 등 전문가들의 견해가 엇갈린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DMZ 만남을 “미화된 사진 찍기 행사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또 AFP는 조슈아 폴락 미들버리국제연구소 연구원을 인용, “어젠다도 없고, TV용으로 만들어진 만남은 부풀려진 기대와 실망의 1년을 원 상태로 되돌리지 못할 것”이라며 “한 장의 편지와 또 다른 악수 이상의 뭔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프랑스의 일간 르피가로는 온라인판 기사에서 “이번 역사적 발걸음이 북한의 핵이라는 난제의 해결을 진전시킬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면서도 “트럼프가 남북을 가로지르는 경계선에서 북한의 지도자 김정은을 만나고 북한 땅을 밟은 첫 미국 대통령이 되면서 엄청난 홍보 전략을 성공시켰다”고 평가했다. 이에 더해 “미국 대통령의 이번 외교적 승리가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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