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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여는 수요일] 미안한 일





- 김사인

개구리 한 마리가 가부좌하고

눈을 부라리며 상체를 내 쪽으로 쑥 내밀고

울대를 꿀럭거린다.

뭐라고 성을 내며 따지는 게 틀림없는데

둔해 알아먹지 못하고



나는 뒷목만 긁는다

눈만 꿈벅거린다

늙은 두꺼비처럼.

아유 가부좌랄 게 뭐 있겠습니까. 스님들처럼 척추도 꼿꼿이 세우지 못하고 앞발로 땅 짚고 겨우 앉아 있는 걸요. 울대를 열심히 꿀럭거려도 반야심경 하나 제대로 외지 못하는 걸요. 눈을 부라리다니요. 조상 대대로 왕눈이 집안인 거 잘 아시잖아요. 성을 내다니요? 우리가 변온동물인 것도 잘 아시잖아요. 더위에 열관리 못하면 타죽어요. 둔해서 알아먹지 못하신다지만 괜히 제 발 저린 거예요. 어릴 때 뒷다리 구워먹은 거, 겨울 계곡 뒤져 만세탕 끓여먹은 거, 올챙이 둠벙에 농약 친 거 파노라마처럼 눈꺼풀 영사막에 돌아가고 있죠? 지나간 거야 어쩌겠어요. 다만 시간 있으시다면, 제 뒷다리를 옭죄고 있는 비닐 끈이나 좀 풀어주실래요. <시인 반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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