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충전시장 진출로 전기차 시대 대비한다

중앙제어·차지인과 협약

"내년까지 주유소 10곳 급속충전기 운영"

한환규(가운데) 현대오일뱅크 영업본부장이 지난 12일 서울 중구 서울사무소에서 중앙제어와 차지인 등 업계 관계자들과 ‘전기차 충전인프라 구축을 위한 협약식’을 가진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오일뱅크

현대오일뱅크가 전기차 충전 시장에 진출한다.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른 휘발유 및 경유 수요 감소로 정유사 이익 하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역발상 전략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12일 충전기 제작 업체인 중앙제어 및 충전기 운영 전문 업체인 차지인과 ‘전기차 충전인프라 구축을 위한 협약식’을 진행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현대오일뱅크와 이들 업체는 ‘하이브리드 스테이션 컨소시엄’을 구성해 내년까지 서울·부산·대구·속초 등의 주유소 및 소매점 10곳에 급속 충전기를 운영할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 측은 이 같은 전기차 충전 서비스 모델을 향후 2,300여개 자영 주유소에도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전기차 충전기가 관공서와 공영주차장 등에 주로 설치돼 있어 접근성이 낮다는 점을 감안해 정유소를 충전 인프라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또 전국 거점 도시 내 대형마트와 카페 등에도 충전기를 운영할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의 전기차 충전 시장 진출은 이른바 ‘디젤 게이트’ 이후 한층 강화되고 있는 글로벌 친환경 흐름에 대응한 공격적 전략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기차 보급 대수는 5만6,000여대에 불과하지만 연평균 15%씩 증가해 오는 2030년에는 300만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정유사에는 악재다.

정유 기반 업체들의 전기차 시장 진출은 하나의 흐름이 돼 가고 있다. GS칼텍스는 올 5월부터 서울 시내 일부 주유소에 전기차 급속 충전기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진출해 2025년까지 ‘글로벌 톱3’ 업체로 덩치를 키운다는 계획이다. 한환규 현대오일뱅크 영업본부장은 “도심을 운행하는 소형차는 전기차로 빠르게 대체될 것”이라며 “현재 운영 중인 복합에너지스테이션과 함께 전기차 충전인프라를 성공적으로 구축해 미래차 연료시장에서 선두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철민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