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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 "아름다운 소리 가진 한국어…말할때면 노래하는 기분 들죠"

내달1일 내한 '한국계 일렉트로닉 아티스트' 예지

그래픽 디자이너에서 음악가로

"미술로 스스로 결정하는 법 배워"

딥하우스서 앰비언트·인디까지

다양한 장르서 음악활동 이어가

'솔직한 예술가'로 인정받는게 꿈

모국서 모든 감정 나누고 싶어요

일렉트로닉 아티스트 예지/사진제공=프라이빗커브




“중국어와 일본어 등 많은 언어를 배웠는데 한국어가 단연코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가진 언어라고 생각해요. 글자가 각이 져 있어 질감이 있는 느낌이 들고 발음도 시(詩) 같아요. 제가 한국어를 말할 때는 마치 노래 하는듯한 기분이 든답니다.”

다음 달 1일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단독 내한 공연을 앞두고 일렉트로닉 아티스트 예지(26·예지 리)는 최근 서울경제와 서면 인터뷰에서 “21세기에 언어는 소통보다는 추상적이고 상징적인 의미로 쓰이는 것 같다”며 가사에 한국어를 자주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예지는 미국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 음악가다. 1993년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그는 2017년 유튜브에 뮤직비디오 ‘내가 마신 음료수’를 올리며 주목받았다. 속삭이는 듯한 한국어 가사와 세련된 멜로디로 영국 BBC ‘2018년의 소리’와 미국 음악전문 웹진 ‘피치포크’가 선정한 2017년의 앨범 50선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에서는 곡 ‘원 모어’가 애플 뮤직의 광고 음악으로 쓰이며 알려졌지만, 지난해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펼친 공연은 전석이 매진됐을 정도로 이미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일렉트로닉 아티스트 예지/사진제공=프라이빗커브


예지는 자신의 음악이 주목받는 이유가 ‘솔직함’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음악이 최대한 투명하면서도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한다”며 “이런 제 마음이 관객들에게도 전달됐다고 조심스럽게 생각한다”고 정리했다. 이어 “예술가는 깊은 내면에서 사람 향기가 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을 음악으로 연결하며 공감을 끌어내는 예술가가 돼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한다”면서 ‘(웃음)’ 표시를 덧붙였다.

중독성 있게 반복되는 가사도 또 다른 특징이다. 2017년 발매한 곡 ‘레인걸’에서는 “메이크 잇 레인 걸, 메이크 레인”이 마흔 번 이상 나올 정도다. 가사를 만들어내는 방식에 대해 묻자 그는 “명상을 하는 과정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곡을 이렇게 완성 시켜야지’라는 생각을 최대한 안 한다. 한 부분을 계속 반복해서 들으며 가사까지 즉흥적으로 뽑아낸다”며 “기타 리프 혹은 드럼 비트처럼 반복적인 가사가 끌리는 것 같다. 최면에 걸린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일렉트로닉 아티스트 예지/사진제공=프라이빗커브


현재 예지는 딥하우스, 앰비언트, 인디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지만 본래 그래픽 디자이너였다. 미국 카네기멜론대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하며 음악을 독학한 그는 본 전공이 음악가로 전환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미술을 하며 스스로 결정하는 법을 배웠다”며 “처음 음악을 시작할 땐 다양한 의견에 갈피를 못 잡았만 미술과 비슷한 방식으로 접근하니 음악가로 전환도 자연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래픽 디자이너 출신답게 유튜버들의 허상을 꼬집은 그의 ‘라스트 브리드’ 뮤직비디오가 연출적인 부분에서 호평을 받기도 했다.

이번 공연에서 예지가 보여주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그는 “2017년 공연과 달리 이번에는 전부 라이브 셋(현장에서 직접 곡을 연주하는 것)”이라며 “미국 투어를 할 때 활용한 음악만큼 완전한 구성이다.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솔직한 예술가로 인정받고 싶다”며 “모국이자 가족이 있는 한국에서 모든 감정을 나누고 싶다”고 했다. /한민구기자 1min9@sedaily.com

일렉트로닉 아티스트 예지/사진제공=프라이빗커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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