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직장 내 괴롭힘 참았다” 대한항공 비행기 청소근로자들 호소

설문 응한 조합원 73.1% 최근 1년간 괴롭힘 경험 있어

괴롭힘 당한 근로자 93.3% “심각한 수준 괴롭힘 당했다”

노조, 한국공항·EK맨파워 관계자 등 중부고용청에 고발

지난 29일 대한항공 비행기 청소노동자들이 대한항공빌딩 앞에서 1억원이 넘는 손해배상 청구 철회와 노조파괴 행위에 대한 근로감독을 요구하며 집회를 열었다./연합뉴스




대한항공 비행기 청소 근로자들이 직장 내 괴롭힘의 심각성을 호소하며 원청·하청업체 관계자들을 고용 당국에 고발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한국공항비정규직지부 소속 조합원 80여명은 31일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갑질이 일상화된 현장에서 대다수 근로자가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가 이달 29일 조합원 8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최근 1년간 직장 상사나 동료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고 답한 근로자는 60명(73.1%)에 달했다. 60명 중 56명(93.3%)은 ‘심각한 수준의 괴롭힘’을 당했다고 답했으며, 괴롭힘으로 인한 신체적·정신적 고통 때문에 진료나 상담을 받은 근로자는 34명(56.6%)이나 됐다. 진료나 상담이 필요했으나 받지 못한 근로자도 25명(41.6%)이었다. 괴롭힘을 당했다고 답한 근로자 중 47명(78%)은 임원·경영진·상사를 가해자로 지목했으나, 동료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는 응답자도 19명(31.6%)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근로자의 절반이 넘는 38명(63.3%)은 ‘참거나 모르는 척했다’고 답했다. 개인적으로 항의(30명)하거나 친구와 상의(17명)한 사례가 그다음으로 많았다. 이번 설문에서 조합원들은 “아들 승진을 빌미로 노조 탈퇴를 종용했다”, “반말을 쓰는 소장에게 항의하자 ‘싸가지 없는 것들’이라며 폭언을 했다” 등의 괴롭힘 사례도 털어놨다.



노조 측은 이날 이 같은 결과를 발표한 뒤 노동조합법 및 근로기준법 위반 등 혐의로 한국공항 대표이사, EK맨파워 대표이사, 부당노동행위 당사자 등 5명을 중부고용청에 고발했다. 대한항공 비행기 청소근로자는 대한항공 자회사인 한국공항의 하청업체 EK맨파워 소속으로, 이들은 EK맨파워가 근로자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철회할 것과 대한항공의 적극적인 개입 등을 요구하며 이달 23일 전면 파업에 들어간 상태다.

한국공항비정규직지부 관계자는 대다수의 근로자가 직장 내 괴롭힘을 참거나 모른 척 한 건 “대응해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패배감” 때문이라며 “조합원들은 현장에서 심각한 차별과 괴롭힘에 일상적으로 노출돼 있다”고 토로했다.
/정민수 인턴기자 minsoojeong@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