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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야단법석]'윤석열 사단' 요직 독식 논란…댓글수사·특별검사·적폐수사팀 어디갔나보니

△국가정보원 댓글사건 수사팀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팀 △서울중앙지검 적폐수사팀.

이른바 ‘윤석열 사단’은 이 세 팀으로 요약된다. 이 팀들은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의 역사 자체이다. 윤 총장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2과장(2010년)·1과장(2011년)을 거쳐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2012년)까지 역임하며 검찰 최고의 ‘특수통’으로 승승장구했다. 그 다음 보직인 여주지청장이던 2013년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검의 국정원 댓글수사팀 팀장으로 파견시킨다. 윤 총장은 그해 10월 국정감사장에서 조영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으로부터 수사 외압을 받았다고 폭로한 뒤 업무에서 배제된다.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의 특별수사팀장이었던 윤석열(왼쪽) 여주지청장이 2013년 10월 2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는 가운데 지휘 책임자인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이 앉아있다./연합뉴스




윤 총장은 이후 인사에서 한직으로 분류되는 고등검찰청 검사로 발령 나 대구에서 2년, 다시 대전에서 1년을 지낸다. 통상 검사들은 인사에서 두 번 ‘물’ 먹으면 못 버티고 나가는데, 윤 총장은 계속 머물렀다. 윤 총장은 이에 대해 “국정원 사건의 공소유지를 담당한 후배검사들에게 대법원 판결이 날 때까지 버팀목이 되어 주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계속 재직했다”고 인사청문회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설명했다.

2016년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졌다. 윤 총장에게는 하늘에서 떨어진 기회였다. 박영수 특별검사가 대검 중앙수사부장 시절 과장으로 같이 일했던 윤 총장을 수사팀장으로 영입한 것. 수사 결과는 알려진 대로다. 이 공로를 높이 산 문재인 정권은 2017년 5월 윤 총장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깜짝 발탁한다. 윤 총장은 서울중앙지검장을 맡아 전 정권 적페수사를 전방위로 진행한다. 1년 재직 후 한 차례 유임되기까지 한다. 그렇게 2년을 보낸 윤 총장을 문재인 정권은 곧바로 검찰총장으로 낙점했다.

앞선 세 수사팀의 검사들은 윤 총장의 이같은 극적인 행로를 함께한 사람들이다. 윤 총장은 앞서 국정농단 특검팀 대부분을 서울중앙지검으로 불러들여 적폐수사에 참여시켰으며, 국정원 댓글수사팀 일부도 서울중앙지검에 합류시킨 바 있다. 따라서 윤석열호 검찰에서 이 세 수사팀 출신 검사들이 어느 보직을 맡을지 관심이 쏠렸다. 지난달 31일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그 결과가 나왔다. 법조계에선 이들 대부분이 요직을 차지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먼저 국정원 댓글수사팀이었던 진재선 법무부 형사기획과장은 검찰 인사·예산을 관리하는 핵심 보직인 법무부 검찰과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성훈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은 대검찰청 공안1과장으로 이동했다. 이복현 원주지청 형사2부장은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장을 맡게 됐다. 이상현 서울중앙지검 부부장은 울산지검 공안부장으로 승진 이동했다. 단성한 서울중앙지검 부부장은 성남지청 형사4부장에, 이춘 수원지검 부부장은 천안지청 형사3부장으로 보임됐다. 한편 당시 부팀장 박형철 검사는 고검 검사 발령이 거듭되자 사표를 내고 나갔다가 이번 정부에서 반부패비서관으로 발탁됐다.

2013년 6월 14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별수사팀 이진한 중앙 2차장 검사(왼쪽)가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서 국정원 관련 의혹 사건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연단에 오르고 있다. 당시 수사팀의 김성훈(왼쪽 두번째부터) 검사, 진재선 검사, 이복현 검사./연합뉴스


국정농단 특검팀 출신으로는 신자용 법무부 검찰과장이 서울중앙지검의 선임차장인 1차장을 맡은 게 눈에 띈다. 양석조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은 전국 검찰청의 특수수사를 관리하는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으로 보임됐다. 윤 총장의 인사청문회 신상팀장을 맡았던 김창진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장은 법무부 형사기획과장으로 이동했다. 고형곤 남원지청장은 서울중앙지검으로 와서 특수2부를 이끈다. 김태은 서울동부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장은 김성훈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의 후임으로 선출됐다. 이외에 배문기 울산지검 형사4부장은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장으로, 조상원 서울중앙지검 부부장은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장으로 이동한다.

2017년 2월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참석했던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이용복(왼쪽부터) 특검보, 이복현 검사, 김태은 부부장검사, 양석조 부장검사가 21일 오후 서울 대치동 특검사무실로 돌아오고 있다./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 적폐수사팀 가운데는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이 특수부 4개와 공정거래조사부 등을 지휘하는 3차장으로 승진했다. 신봉수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은 공안·공판 업무를 지휘하는 2차장으로 승진했다. 서울중앙지검 1~3차장들은 지난달 25일 있었던 검사장급 승진·전보인사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한 동시에 윤 총장의 대검으로 입성했다. 이두봉 1차장은 과학수사부장, 박찬호 2차장은 공안부장, 한동훈 3차장은 반부패강력부장에 각각 보임된 것. 이중 한 부장은 국정농단 특검팀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구속수사한 인물이다.

지난 2월 11일 오후 서울중앙지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팀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중간 수사결과 브리핑 후 영상취재진의 퇴장을 기다리고 있다. 왼쪽부터 신봉수 당시 특수1부장, 양석조 특수3부장, 송경호 특수2부장, 한동훈 3차장,/연합뉴스




검찰총장에게 검사 인사권은 없다는 점은 주지해야 한다. 검찰 인사는 법무부 장관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결정한다. 장관은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도록 규정돼있을 뿐이다. 통상적으로는 법무부 장관과 청와대 민정수석, 검찰총장이 상의해 인사를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법무부 장관의 교체가 예고된 상황이라 청와대와 검찰총장이 인사를 주도했다는 관측이 있다.

다만 상의 과정에서도 주요 검찰청 차장이나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과 같은 핵심 보직 외에는 법무부 검찰국에서 만든 인사안이 크게 바뀌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를 담당한 법무부 검찰국장은 윤 총장의 의형제로 불리는 윤대진 현 수원지검장이며, 그 아래서 실무를 진행한 검찰과장은 윤 총장과 국정농단 특검 수사와 서울중앙지검 적폐수사를 함께한 신자용 과장이었다. 알게 모르게 윤 총장이 영향력이 스며들기에 유리한 상황이었다는 해석이다.

2017년 10월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검찰청·서울중앙지방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윤석열(가운데) 서울중앙지검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기 위해 자료를 확인하며 대화하고 있다. 왼쪽이 윤대진 당시 서울중앙지검 1차장./송은석기자


이번에 적폐수사팀이 주요 보직을 맡은 것은 지금 재판에 넘어간 사건들의 공소유지를 책임지고 성공시키라는 임무를 부여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윤석열 사단’이 요직을 대부분 차지하고 다른 검사들에게는 남는 자리를 배분한 셈 아니냐는 자조가 나온다. 이런 분위기라면 내년 인사가 돌아와도 중요한 자리는 ‘윤석열 사단’이 차지할 것이란 전망도 우세하다. 문제는 차장검사·부장검사의 경우 2년 정도 좋은 보직에 못 가면 그대로 밀려나기 십상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이번 인사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검사들의 경우 불만·불안이 자라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부장검사는 “정권에 이어 검찰 주류 세력까지 완전히 교체된 상황에서 이번 인사는 일종의 가늠자 역할을 한다”며 “예컨대 자신은 이번에 서울중앙지검 부장에 간다거나 주요 지청장으로 나갈 차례라고 생각했는데 못 갔다면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윤 총장이 지명된 이후 지금까지 사의를 표명한 검사들의 규모가 70여명에 육박하는 데에는 ‘윤석열 사단’ 위주의 인사 여파가 일정 부분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특히 중간 간부 인사가 발표난 이후에 30여명이 추가로 사표를 던진 것은 ‘초유의 사태’라는 평가다. 이에 법무부는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3일 26명에 대한 전보인사를 추가로 단행했다. 중간간부 인사가 ‘코드인사’로 비치면서 윤석열호가 출항하자마자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한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인사발표 직후에 사표를 낸다는 건 대놓고 불만족을 표시하고 반발하는 것”이라며 “이 정도 규모의 사표면 사실상 검란(檢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에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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