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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청환자 80%, 비싼 보청기 대신 소리증폭기로 OK

중등도 이하 보청기와 같은 효과

가격은 5~7배 싸게 구입 가능

중등고도는 보청기 사용이 적합

고도난청은 인공와우수술 해야

20~30대도 소음성난청 증가세

방치땐 치매발병 최고 5배 높아

중등도 이하 난청 환자 재활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에이블플래닛의 소리증폭기 ‘Ps2500amp(왼쪽)’와 약간 심한 중등도 난청 환자군에서 비교우위를 보인 보청기(오른쪽).






난청(청력소실)인 10명 중 3~4명이 중등도 난청인데 가격이 저렴한 소리증폭기를 끼든 고가의 보청기를 끼든 상대방의 말을 듣고 이해하는 능력 면에서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문일준 교수, 조영상 임상강사 연구팀이 인지·학습·언어장애 병력이 없는 국내 난청 환자 56명에게 소음을 줄이는 기능이 있는 소리증폭기(에이블플래닛의 Ps2500amp), 일반형·고급형 보청기(오티콘의 Ria2Pro와 Opn1)을 번갈아 사용하게 한 뒤 임상적 효과 차이를 비교한 결과다.

난청 환자들은 조용한 상태에서 상대방의 말을 듣고 이해하는 데 필요한 소리에 따라 경도(26~40㏈) 19명, 중등도(41~55㏈) 20명, 약간 심한 중등도(중등고도 56~70㏈) 17명으로 분류했다.

오티콘의 보청기를 착용한 귓속과 바깥 모습(컴퓨터 그래픽).


◇소리증폭기·보청기 껴야 중증도 악화·치매 늦춰

소리증폭기(Personal Sound Amplification Products·PSAP)란 보청기의 여러 기능을 간소화해 주로 소리만 키워주는 장치를 말한다. 외형이 무선형 블루투스 이어폰과 비슷한 제품도 있다. 보청기보다 가격이 저렴해 난청 환자들의 관심이 크지만 효과 검증은 미흡한 상태였다. 아직 국내시장은 활성화되지 않았고 미국에서는 40만원 이하로 구매할 수 있다. 검사·피팅 절차가 필요 없다.

보청기는 기능에 따라 개당 200만~300만원 안팎으로 비싼 편이다. 국내 난청인구의 보청기 사용률은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다. 청각재활이 필요한 중등도 이상 난청인구 가운데 12.6%만이 보청기를 착용한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다. 우리나라는 전체 인구의 12%, 65세 이상 노인의 38%가 난청으로 추산된다.

연구 결과 중등도 난청까지는 소리증폭기를 끼든 보청기를 끼든 상대방의 말을 듣고 이해하는 능력 면에서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음성인식, 음질, 청취 노력 및 사용자 선호도에 대해 소리증폭기, 일반형·고급형 보청기 간에 차이가 없었다.

중등도 난청 환자는 조용한 상태에서 상대방의 말을 듣고 이해하는 데 필요한 소리 높이가 소리증폭기 착용 전 평균 50.2㏈에서 착용 후 40.5㏈로 낮아졌다. 이는 보청기(일반형 39.7㏈·고급형 39.2㏈)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소리증폭기에 대한 선호도는 경도 난청(37%)보다 중등도 난청(50%)에서 가장 높았다.

문 교수는 이와 관련해 “소리증폭기가 보청기를 대체할 수 있다고 확대해석해서는 안 된다”며 “비싼 가격 탓에 보청기 착용이 어려운 중등도 이하 난청 환자에 한해 중증도 악화와 치매를 늦추기 위한 차선책으로 고려할 만하다”고 했다. 이어 “소리증폭기는 보청기와 달리 의료기기가 아니어서 개인이 구입해 사용하기 때문에 적절한 관리가 어렵다”며 “난청을 개선하려면 이비인후과 전문의로부터 적절한 상담·치료를 받는 게 필수”라고 덧붙였다.



중등고도 난청의 경우 대부분의 테스트에서 고급형 보청기가 더 나은 성능을 보였고 참가자의 70%가 선호했다. 조용한 상태에서는 소리증폭기보다 소리 높이가 13.8㏈ 낮아도, 소음 상태에서는 2.7㏈ 낮아도 상대방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난청 환자 70% 50세 이상…20~30대 소음성 난청 증가세

대체로 난청 환자의 80%가량을 차지하는 경도·중등도 난청은 소리증폭기가, 중등고도 난청(15~20%)은 보청기가, 심한 고도난청(3% 이내)은 인공와우수술이 적합한 셈이다.

조 임상강사는 “중등도 이상 난청 환자의 보청기 사용률이 낮은 것은 청각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리기 꺼리고 보청기 가격이 비싼데다, 자신의 귀에 안 맞는 보청기를 의사의 처방전 없이 대리점에서 사서 대충 조정해 써본 뒤 ‘별 도움이 안 된다’며 불만을 털어놓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보청기는 전문의의 세심한 손길을 거쳐야 하는 개인맞춤형 의료기기”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전음성·감각신경성 난청으로 37만3,200명, 노년난청으로 2만1,720명이 건강보험 진료를 받았다. 전음성 난청은 외이(外耳)와 중이(中耳), 감각신경성 난청은 내이(內耳)와 청신경에 장애가 생긴 경우다.

난청인구의 70% 이상이 50세 이상이지만 20~30대 소음성 난청 환자도 증가세다. 이어폰 사용 증가와 소음공해로 달팽이관 속 유모세포가 손상된 경우다. 소음이 심한 곳에서 생활한다면 청력보호장비 등의 착용을 생활화하고 지하철 등 시끄러운 곳에서 이어폰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일상에서 듣고 말하는 모든 과정은 두뇌에 자극을 줘 뇌를 활성화시키는데 난청으로 상대방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게 되면 두뇌에 입력되는 소리와 단어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어 뇌의 활동률도 떨어진다. 경도 난청은 정상인보다 치매 발병률이 2배, 고도 난청은 5배까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심현준 을지대 을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가급적 양측 보청기 착용으로 양쪽 귀의 청력이 비슷한 ‘대칭형 청력’을 유지하고 한쪽에만 낄 경우 청력이 나쁜 귀에 끼면 시끄러운 소음환경에서도 말소리(어음·語音) 분별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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