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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기업·스타트업에서 '알짜 인턴' 하자

'뻔한 업무' 보는 대기업과 달리

폭넓은 실무경험 쌓을 수 있어

정규직 채용 기회로 연결되기도

장점 많은데 취준생들 잘 몰라

정부가 구직 플랫폼 만들어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산돌커뮤니케이션 사무실에서 산돌커뮤니케이션 폰트디자인팀 실무자들과 인턴들이 글꼴 디자인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사진제공=산돌커뮤니케이션








대기업과 공공기관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인턴제도가 강소·중견기업과 스타트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시스템에 맞춰 제한적인 업무를 볼 수밖에 없는 대기업과 달리,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살려 관련 직무에서 실무자들과 함께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대기업에 비해 작지만 각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유하고 있어 직무 전문성을 키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일부 업체는 체험형 인턴에 참여한 인재를 채용하기도 한다. 강소기업 입장에선 ‘인재난’을 타파하고 취업준비생 입장에선 ‘실무경험’을 쌓을 수 있는 지렛대로 인턴제도가 기능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폭넓은 실무경험 기회=22일 중소·중견기업계에 따르면 산돌커뮤니케이션은 지난해부터 마케팅·경영지원·폰트디자인 업무에서 인턴을 반기마다 정기적으로 채용해오고 있다. 산돌커뮤니케이션은 1984년 설립한 국내 폰트(글꼴) 디자인·서비스 1위 업체다.

산돌커뮤니케이션이 운영하는 인턴제도의 가장 큰 특징은 멘토·멘티 시스템이다. 산돌커뮤니케이션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인턴의 ‘멘토’로 활동하면서 실무를 가르쳐주는 방식이다. 산돌커뮤니케이션 관계자는 “멘토는 매주마다 인턴에게 멘토링을 제공한다”며 “이 외에도 회사 외적으로 다양한 고민도 들어주는 역할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인턴이 직접 실무에 참여하기도 한다. 폰트디자인 직무에선 폰트디자이너의 도움을 받아 실제로 폰트를 제작하게 되며, 경영지원·마케팅 직무에선 실무자와 함께 프로젝트 단위 업무를 수행한다. 실제로 지난해에 재직했던 한 인턴은 직접 폰트를 만들기도 했다. 산돌커뮤니케이션 관계자는 “올해 이 폰트가 거의 완성돼 내년 초에는 출시될 걸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행상품 중개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마이리얼트립은 2012년 창업 이후부터 인턴제도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마이리얼트립은 상품 운영·항공기획팀 등 사업조직에서 인턴을 선발한다.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살려서 인턴이 직접 프로젝트 발제나 실무를 담당할 수 있게끔 한 게 특징이다. 마이리얼트립 관계자는 “인턴 개개인 모두 전문적으로 일할 분위기가 마련돼 있다”며 “팀 단위로 운영하다 보니 인턴과 함께 아이디어를 논의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채용으로 이어지는 체험형 인턴=강소기업·스타트업에겐 체험형 인턴이 인재를 영입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산돌커뮤니케이션은 현재까지 인턴십을 거쳐간 11명 중 7명을 정직원으로 뽑았다. 산돌커뮤니케이션 관계자는 “비록 폰트 디자인 분야에서 산돌커뮤니케이션이 대기업 취급을 받긴 하지만, 대기업에 좋은 인재를 뺏길 확률이 높은 건 사실”이라며 “성장 가능성이 있는 인력과 오랫동안 일하면서 그 인재의 수준을 향상시키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했다. 마이리얼트립 관계자도 “팀 내에서 인력 수요가 있을 경우 각 인재상과 업무 성과 등을 판단해 인턴에게 정규직을 권유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산학연계를 통해 인재채용과 사회공헌을 동시에 달성하려는 사례도 있다. 삼익악기 산하에 있는 삼익문화재단은 올해 1~3월 한 음대와 협업해 졸업생을 공연업무 부문 인턴으로 채용했다. 삼익문화재단이 인턴을 뽑은 건 음대생들이 쉽게 취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삼익악기 관계자는 “올해 반응을 보고 다른 음대와도 협업해 인턴제도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학 연합 동아리와 함께 인턴십을 제공하는 강소기업도 나타나고 있다. 스타트업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강소기업·스타트업 중엔 산학 연계 프로그램뿐 아니라 대학 연합 동아리나 학내 학회와도 협업해 직능별로 인턴을 채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프로젝트 성공과 잠재적 영입 후보자 확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하려는 취지”라고 소개했다.

◇강소기업 인턴 구직 플랫폼 마련해야=중소·중견기업이 인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대기업보다 크다. 잡코리아에 따르면 인턴 경험자 중 40%(복수응답)가 중소기업에서 인턴생활을 한 것으로 조사돼 중견기업(29.2%), 대기업(23.8%)보다 비중이 컸다. 그럼에도 중소·중견기업 인턴을 두고 ‘정보의 비대칭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스타트업은 홍보 자원과 인지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취업준비생 입장에서 ‘어떤 강소기업이 인턴제를 잘 운영하는지’를 알기 어려운 이유다.

이에 정부 차원에서 취업준비생에게 인턴십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장욱희 커리어파트너 대표(취업컨설턴트)는 “대기업 인턴의 경우 조직 시스템에 따라 부분적인 일만 하는 경우가 꽤 있지만 강소기업·스타트업에선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인턴제를 운영하는 곳이 많다”며 “정부에서 워크넷 등을 활용해 강소기업·스타트업의 인턴 채용 홍보를 도울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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