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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오기의 정치는 국론분열만 부를 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에 대한 숙고를 거듭하고 있다. 청와대는 8일 조 후보자 임명에 대해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면서 신중한 입장이지만 현재로서는 장관 임명을 예정대로 강행할 태세다. 겉으로는 폭넓은 여론을 청취하겠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지만 속으로는 만만찮은 반대 여론을 잠재우려는 모습이다.

청와대는 조 후보자에 대해 ‘결정적 하자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국민 여론은 정반대다. 세간의 의혹만 키운 조 후보자의 청문회도 그렇거니와 부인 정경심씨가 동양대 표창장 조작 혐의로 기소되자 반대 여론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한 방송사의 여론조사에서는 반대의견이 49%로 찬성(37%)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청문회에서 의혹이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는 응답도 59%에 달했다. 여권은 애써 외면하고 싶겠지만 이게 바로 민심이자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다. 설상가상으로 조 후보자마저 동양대 총장에게 전화해 “표창장을 위임한 것으로 해달라”며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마저 받고 있다. 대한병리학회는 조 후보자의 딸이 제1저자로 등록된 논문을 취소했고 검찰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인턴 증명서 부정발급을 수사하고 있다. 모두가 단순한 해명이 아니라 검찰 수사와 재판을 통해 규명돼야 할 일이다.

이런 자격 미달의 인사를 법무부 장관에 앉힌다면 국민적 저항과 사회적 갈등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이미 지난 한 달간 국민 여론이 쪼개져 나라가 산으로 간다는 말까지 나오는 판이다. 자신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검찰총장을 처벌하라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한 것은 누가 봐도 정상이 아니다. 이제는 혼란에 종지부를 찍고 국정운영을 정상으로 되돌려놓아야 할 때다. 그러자면 문 대통령이 민심을 겸허하게 수용해 장관 임명을 철회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국민에게 이기려 한 정권은 죄다 실패했다”며 “(민심의) 밑바닥에 흐르는 분노와 허탈감을 외면하지 말라”고 고언했다. 국민 대다수의 심정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오기와 독선의 정치는 국론분열만 부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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