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골프를 대표하는 ‘88년 용띠군단’과 일본 골프계를 흥분시키고 있는 ‘황금세대’가 제대로 만났다.
12일부터 나흘간 일본 효고현 체리힐스GC(파72·6,425야드)에서 열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제52회 일본여자프로골프선수권(총상금 2억엔)을 JLPGA 투어 측은 ‘아시아 넘버원 결정전’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인비와 동메달 펑산산(중국),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메이저대회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깜짝 우승한 시부노 히나코(일본) 등 한중일 여자골프 간판들이 대거 출전하기 때문이다.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로 우승 상금도 3,600만엔(약 4억원)으로 두둑하다.
박인비는 LPGA 투어 휴식기를 맞아 일본 나들이에 나섰다. 신지애·이보미·김하늘 등 1988년생 동갑 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난다. 88년생은 한국여자골프의 황금세대다. 박세리의 LPGA 투어 성공기를 보며 꿈을 키우고 꿈을 이룬 ‘세리 키드’들이 많다. LPGA 투어 통산 19승의 박인비는 JLPGA 투어에서도 4승을 올렸다. 신지애는 올 시즌 JLPGA 투어 상금랭킹 1위(1억1,156만엔·약 12억3,700만원)를 달리며 최초 기록인 한미일 투어 상금왕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대회 사상 두 번째 연패이자 시즌 4승에 도전한다.
오랜 부진에 빠졌던 2015·2016년 상금왕 출신의 이보미는 최근 캣 레이디스 3위에 오르는 등 조금씩 감을 찾아가고 있다. 올해 상금랭킹은 42위지만 일본 통산 상금이 약 8억860만엔(약 89억7,300만원)에 이른다. 2013년 이 대회 우승자이기도 하다. 2011·2012년 국내 투어 상금왕 김하늘도 최근 4개 대회 연속 컷 통과하며 재기를 벼르고 있다.
침체했던 일본여자골프는 최근 황금세대의 출현으로 들떠 있다. 2017년 LPGA 투어에 진출한 하타오카 나사를 시작으로 현재 스무 살 또는 스물한두 살 선수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한국의 용띠군단이 ‘세리 키즈’라면 이들은 미야자토 아이를 롤모델 삼은 ‘미야자토 키즈’다. 미야자토는 LPGA 투어 9승, JLPGA 투어 15승을 올리고 2017년 은퇴했다.
황금세대 선두주자는 시부노다. 시즌 2승으로 신지애에 이어 상금 2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지난달 LPGA 투어 메이저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고진영의 추격을 뿌리치고 우승하면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LPGA 투어 메이저대회 일본인 우승은 42년 만이었다. 일본 언론들은 골프장 밖 여가 등 시부노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도하고 있다. 5월 살롱파스컵에 이어 JLPGA 투어 메이저 2연승에 도전한다. 박인비와 같은 조 대결도 흥미롭다. 시부노는 박인비, 시즌 2승의 우에다 모모코와 한 조로 12일 오전11시40분에 1라운드 1번홀을 출발한다.
이밖에 하타오카와 상금 7위 하라 에리카, 9위 가와모토 유이 등 황금세대 멤버들이 총출동한다. 올 시즌 전체 27개 대회에서 7승을 합작한 한국은 상금 3위 이민영이 2주 연속 우승을 노리고 이지희와 배선우는 나란히 시즌 2승째에 도전한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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