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과 대표이사 공백, 항공기 확보 난항 등으로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었던 신규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우여곡절 끝에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경영권 분쟁으로 대표이사가 바뀌며 항공운송사업 면허 재심사 대상이 된 에어프레미아는 이날 국토교통부로부터 변경면허를 취득했다. 대표이사 변경은 항공운송 면허와 관련한 중대 사안으로 분류돼 해당 항공사는 재심사를 받아야 한다. 에어프레미아는 그동안 경영권 분쟁으로 내홍을 겪었다. 김종철 전 대표가 물러나고 김세영·심주엽 공동대표 체제로 바뀌는 과정에서 청와대에 투서가 들어가는 등 적지 않은 잡음이 일었다. 이 때문에 국토부가 에어프레미아의 면허를 취소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신규 면허 취득 당시와 비교해 큰 상황 변동이 없다는 점에서 변경면허를 내줬다. 자본금과 항공기 도입계획 요건을 충족했고 허위 자본금 납입 등 부정행위가 없었다는 것이다.
한숨을 돌린 에어프레미아는 안전을 증명하는 면허 격인 운항증명(AOC) 신청 준비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신규 항공사는 면허 취득 후 1년 내 AOC를 받지 못하거나 2년 내 취항하지 않으면 면허가 취소된다. 에어프레미아는 이날 입장을 내고 “믿고 기다려 주신 주주, 임직원, 관계사 및 국민 여러분께 감사하다”며 “내년 1월 말 AOC를 신청해 9월에 취항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표이사 공백으로 AOC 신청을 미뤘던 에어로케이도 강병호 대표의 연임을 결정하면서 곧 AOC 신청을 할 계획이다. 에어로케이는 당초 지난 달 AOC를 신청할 계획이었지만 지난 5월 강 대표 임기 만료 후 생긴 대표이사 공백 때문에 이를 미뤄오다 지난 10일 연임으로 방향을 선회해 운항 준비에 힘을 싣기로 했다.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진 항공기 확보 등이 사업추진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일찌감치 AOC를 신청하고 가인가를 받아 비행훈련 등을 진행해 온 플라이강원은 이날 거점공항인 양양국제공항에서 1호기 인수행사를 열었다. 보잉 737-800 기종인 1호기는 2012년 생산돼 노르웨이 에어셔틀이 운영하던 항공기다. 플라이강원은 이르면 이달 말 AOC가 발급되면 다음 달부터 국내선(양양·김포~제주)을, 연말께 국제선(양양~타이베이·방콕)을 운항한다는 계획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우여곡절 끝에 신규 LCC들이 걸림돌을 하나씩 넘고 있지만 시장에 최종 진입할 때까지 아직 지켜볼 점들이 많다”며 “이들이 항공업계 메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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