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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美석유기업도 시리아 유전 운영해야"

"엑손모빌 등 사업 동참하길"

시리아 철군 번복 '진의' 드러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엑손모빌 같은 미국 석유기업이 시리아 동부 유전지대의 운영에 참여하고 수익을 공유하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시리아에서 완전철군을 결정했다가 500명의 미군을 남기기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결국 기업의 배를 불리기 위한 판단이었던 셈이다. 엑손모빌은 전 국무장관 렉스 틸러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로 있던 업체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슬람국가(IS) 수괴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사망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내가 원하는 것은 엑손모빌이나 우리의 다른 위대한 기업들이 그곳(시리아 유전)에 가 계약을 맺고 적절한 일을 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이익을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석유가 가치를 가지는 세 가지 이유를 들었다. 구체적으로 △IS 자금줄 차단 △쿠르드족의 이익 △미국에 대한 도움 등이다.

시리아의 원유생산량은 한때 하루 38만배럴에 달했지만 지금은 4만배럴로 떨어졌다. IS의 오랜 수익원이었던 시리아 동부 유전은 현재 미국과 협력하는 시리아민주군(SDF) 관할 아래 있다. SDF는 대부분 쿠르드족이다. 향후 생산량 증대 작업에 미국 기업이 참여하면 쿠르드족과 미국이 ‘윈윈’한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시리아 유전지대를 지켜야 할 필요가 있으며 그 과정에서 (우리는)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며 “쿠르드족이 이들 유전에서 어느 정도의 수익을 가져가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시리아에 주둔 중인 1,000명가량의 미군을 완전히 철수하기로 했다가 200~300명을 상대적으로 안전한 남부에 남기는 방안을 검토했다. 최근에는 500명이 동부 유전지대를 지키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 정부의 구상에 국제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도 (시리아 유전에서) 조금 챙길 수 있어야 한다”며 노골적으로 이권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제프 콜건 브라운대 정치학과 교수는 “엑손모빌이나 다른 미국 기업 손에 시리아 석유를 쥐여주겠다는 생각은 부도덕하며 불법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브루스 리델 브루킹스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합법적이라고 보기에는 의심스럽다”며 “미국이 전 세계에 석유 훔치기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꼴”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리더십을 잃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이 테러리스트를 죽이거나 자원을 빼앗기 위해서만 적대적인 나라에 들어가려고 하는 것처럼 비친다”며 “다른 나라의 경제를 발전시키고 민주주의 제도 구축을 돕는 미국의 사명은 보이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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