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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스틸웰의 ‘외교부 패싱’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2박3일 방한 일정을 마치고 7일 베이징으로 떠났다. 스틸웰 차관보의 이번 방문은 그가 한국에 도착하기 전부터 큰 관심사였다. 한일관계, 더 나아가 한미일 군사 협력 관계의 중대 분수령이 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가 임박한 시점이라는 점에서였다. 내년에 적용될 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까지 진행 중이어서 7월 방한 때와는 무게감이 확연히 달랐다.

하지만 스틸웰 차관보의 방한 일정 내내 대미전략 수립의 핵심기관인 외교부의 존재감은 그저 흐릿했다. 모든 관심의 초점이 지소미아에 쏠렸음에도 외교 수장인 강경화 장관과 만난 스틸웰 차관보는 이에 대해 말을 아꼈다. 방한 전 일본에서 지소미아 종료 재고 의견을 한국 측에 확실히 전하겠다고 공언했던 그의 침묵에 기자들도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외교부 역시 강 장관과 스틸웰 차관보가 ‘한일 간 현안’ ‘한미동맹 간 여러 현안’을 논의했다고만 밝혔다.

하지만 스틸웰 차관보의 조용했던 외교부 방문에 대한 궁금증은 몇 시간 지나지 않아 해소됐다. 스틸웰 차관보가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과 70분 넘게 면담했다고 청와대가 밝힌 것이다. 게다가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 면담에서 양측이 지소미아, 방위비분담 협상 등 한미 양국 간 동맹 현안에 대해 구체적이고, 건설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협의를 가졌다”고 세세하게 밝히기까지 했다.



이는 정부가 외교전략을 구상하고 실행하는 데 그간 얼마나 외교부를 배제한 채 정책 결정을 해왔는지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사례라는 생각이 든다. 스틸웰 차관보가 남기고 간 지소미아, 방위비, 인도·태평양전략 동참 등 수많은 과제가 청와대의 ‘외교부 패싱’과 묘하게 겹쳐 보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비즈니스 시각으로 동맹을 바라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 정책과 일본의 전례 없는 대한 강경노선으로 한국은 6·25전쟁 이후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위험에 노출돼 있다. “청와대만으로는 급변하는 변화에 대응하기 역부족이다. 가능한 모든 인사를 총망라한 국가 대전략을 새로 짜야 하는 위기상황”이라던 어느 학자의 걱정에 다시 한번 공감되는 오늘이다./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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