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6·25 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이사장 이미일)가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납치 피해자인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의 면담을 추진해달라고 요청했다고 14일 밝혔다. 6·25 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의 이 같은 요청에 청와대 측은 ‘대통령의 국정운영 일정 상 면담이 어렵다’는 뜻을 전했다고 알려졌다. 웜비어의 부모는 오는 22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리는 ‘북한의 납치 및 억류 피해자들의 법적 대응을 위한 국제결의대회’ 참석을 위해 방한할 예정이다.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에 따르면 협의회는 지난 1일 청와대 주소로 서신을 보내 문 대통령과의 면담 의사를 전달했다. 이에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지난 13일 “면담을 희망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국정운영 일정 상 면담이 어려운 점이 있다”고 답신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청와대의 시민단체 관련 부서와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 총 두 군데 (서신을) 보냈다”며 “국가안보실에는 보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측은 이와 관련해 “이 행사에 참석할 예정인 오토 웜비어 부모님들을 비롯한 일본·태국의 피해자들과 면담해줄 것을 요청해온 바 있다”며 “청와대 측은 대통령님의 국정운영 일정상 면담이 어렵다는 점을 이사장인 이미일 대표 측에 정중하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는 지난 2016년 1월 관광을 위해 찾은 북한에서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돼 17개월간 억류됐다. 2017년 6월 미국에 송환됐지만, 입원 치료 엿새 만에 숨졌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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