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구조와 사업 규제, 경쟁자 출현 등 성장 한계에 직면한 국내 신용카드산업이 벤처캐피탈(VC)과 데이터 분석 활용 등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삼정KPMG는 21일 발간한 ‘카드산업, 새로운 패러다임을 준비하라’ 라는 제목의 보고서 신용카드 산업에 대해 이같이 분석했다.
지난해 일 평균 지급카드 사용규모가 2조5,000억원에 이를 정도로 신용카드는 국내 대표적인 지급결제·신용공여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정작 카드사들은 결제성 수수료 수익 확대의 한계 및 제2금융권 대출 규제 강화, 핀테크 기업 등 지급결제 시장의 경쟁 심화로 성장 한계에 직면해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카드 결제 시장의 총자산순이익률(ROA)와 자기자본이익률(ROE)도 2015년부터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해 하반기 ROA(0.5%)와 ROE(2.2%)는 2015년 상반기 대비 각각 0.7%포인트, 2.4%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가맹점수수료 개편안에 따르면, 신용카드의 우대수수료율 적용구간이 연 매출액 5억원 이하 가맹점에서 30억원까지 확대되고 연매출 500억원 이하 일반가맹점의 신용카드 평균수수료율도 1%대로 인하돼 카드수수료 이익은 더욱 감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이러한 상황에서 신용카드산업의 미래 성장을 위해 주요 카드사의 △신기술 투자 △고객 접점 데이터 활용 △해외 진출 전략 마련 △전략적 제휴 및 협업 모색 △업무 다변화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 역량 강화가 필요하며, 정책적으로는 카드사의 비즈니스 다각화를 위한 겸영·부수 업무 허용과 사회 후생 관점에서의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글로벌 주요 카드사가 새로운 결제 솔루션이나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핀테크 기업에 초기부터 후기 단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임을 예로 들며, 카드사가 혁신적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국내외 다양한 디지털 사업에 투자를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또 개인 맞춤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카드사가 보유한 ‘소비자 접점 데이터’의 분석 역량이 중요해지는 만큼, 이 부분의 경쟁력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에서 도입하고자 하는 마이데이터 사업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분석할 수 있는 카드사에게 정보관리 및 데이터 산업 관련 사업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 밖에도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위해 진출국의 금융 관련 기업과의 합작법인 설립, 카드사의 서비스와 융합할 수 있는 플랫폼 기업이나 페이업체와의 협업을 고려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조원덕 삼정KPMG 금융산업 리더(부대표)는 “해외 카드사의 경우, 밀레니얼 세대나 언더뱅크드(underbanked) 계층을 신규 고객으로 확보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물론 핀테크 기업에 대한 활발한 투자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금융 산업 전반에 걸쳐 비대면 선호, 실시간 접속 활성화 등 급격한 환경 변화 속에 국내 카드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핀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역량 강화 등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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