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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말레이와 협력해 '아시아 패러독스' 극복"

■한·말레이시아 정상회담

내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

양자 FTA 최종 타결 추진도 합의

문재인 대통령과 마하티르 빈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가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환영 오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말레이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아시아 패러독스(Asia Paradox)’를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마하티르 빈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와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후 진행된 오찬에서 “양국의 ‘아시아의 정신’으로 함께 협력할 때 ‘경제는 성장하지만 정치·외교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 것’이라는 ‘아시아 패러독스’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언급한 ‘아시아 패러독스’는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 경제적 상호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과거사나 영토분쟁 등의 문제로 정치·군사·사회 분야에서 갈등과 대립 양상이 깊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일본과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로 무역분쟁을 겪고 중국과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나 역사 문제로 갈등은 빚는 것도 이와 유사한 상황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도 진척되지 않는 현 상황에 대한 문 대통령의 고심이 발언에 녹아 있다.

문 대통령은 이번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과정에서도 아세안과의 외교를 미·중·일·러 4강 수준으로 격상하겠다는 ‘신남방정책’을 재차 강조했다. 우리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높은 일본·중국과의 마찰로 한국 경제가 타격을 입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아세안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해 ‘아시아 패러독스’의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찬사에서 “양국은 내년 60주년을 기념해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기로 했다”며 “말레이시아의 ‘동방정책’과 ‘공동번영비전 2030’,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혁신적 포용국가 비전’은 목표가 같다. 우리가 함께할 때 양국의 협력을 넘어 동아시아의 더 굳건한 통합으로 이어지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특히 정보통신기술(ICT)·방산·보건·중소기업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나가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한·말레이시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노력도 계속해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과 마하티르 총리는 양국의 경제 교류 확대를 위한 한·말레이시아 FTA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그동안 협의해온 성과를 기반으로 FTA 최종 타결을 추진할 예정이다. 양국은 지난 3월 문 대통령의 말레이시아 국빈방문 당시 FTA 추진에 합의하고 협의를 진행한 바 있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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