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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맥주 합격인가요?"...유통가 입김 세지는 '팬슈머'

홈플러스 맥믈리에 테스트 거친

독일맥주 '필스너' 판매 불티 등

충성고객 확보로 매출확대 기여

유통가 팬슈머 목소리 귀기울여

지난 3일 서울 강남에서 열린 홈플러스 맥믈리에 시음회에서 한 참가자가 출시 예정인 ‘앙코르’ 맥주를 평가하고 있다. /사진제공=홈플러스




지난 3일 서울 강남에서 열린 홈플러스 맥믈리에 시음회에서 참가자들이 출시 예정인 ‘앙코르’ 맥주 맛을 평가하고 있다. /사진제공=홈플러스


“옥수수 향이 느껴지는데 얼마나 첨가됐나요? 국내 판매가는요?”

지난 3일 오후 7시 서울 강남의 한 펍에 20여명의 성인 남녀가 모였다. 이들은 아직 국내에 시판되지 않은 캄보디아 라거 캔맥주 ‘앙코르’를 시음한 뒤 유통업체 바이어를 향해 질문을 쏟아냈다. 이들의 정체는 홈플러스가 선발한 ‘맥믈리에(맥주와 소믈리에의 합성어)’들. 전문가 못지않은 질문 수준에 오히려 바이어가 진땀을 뺐다.

최근 유통가에서 상품의 개발이나 출시 전반에 관여하는 ‘팬슈머(팬과 소비자의 합성어)’ 소비자가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상품을 체험하고 후기를 남기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특정 상품이나 브랜드의 투자 및 제조 과정에 직접 참여한다. 이에 유통가에서는 제품의 만족도를 높이고 충성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팬슈머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고 있다.

홈플러스가 지난 6월 선발한 맥믈리에 26명은 지난 8월부터 격월로 시음회에 참여해 미입고된 맥주를 먼저 마셔보고 외관부터 풍미와 입안 느낌까지 꼼꼼하게 평가하고 있다.



이들의 엄격한 심사를 거친 제품은 실제 판매로도 이어졌다. 최근 홈플러스는 지난 8월 시음회에서 테스트한 독일 맥주 ‘예버 필스너’의 판매를 시작했다. 출시된 지 약 한 달 된 이 제품은 일주일에 100만 원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성장하고 있다. 김현열 홈플러스 차주류팀 바이어는 “별도의 홍보나 매장 시음행사 없이 맥믈리에의 평가와 입소문만으로 매출 중상위권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맥믈리에들은 이날도 미입고된 상품을 비롯한 준비된 맥주를 시음한 뒤 냉철한 평가를 내놨다. 김 바이어는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갖고 있어 이들의 평가가 신제품 선정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오히려 회사 관계자들도 몰랐던 세계 맥주를 소개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유통가는 단순한 체험 마케팅을 넘어서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제품 출시 과정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충성 고객 확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최근 2년 전 80만 개가 팔리며 인기를 끌었던 ‘치즈몽땅’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선보였다. 소비자들이 SNS를 통해 지적한 부분을 반영해 크기를 줄이고 단맛을 강화했다. 오리온은 소비자들의 의견에 따라 최근 7년 만에 과자 ‘배배’를 재출시했고 롯데제과는 지난해 단종된 과자 ‘갸또’를 다시 내놨다. 소비자들의 투표에 따라 다시 내놓은 롯데리아 오징어 버거는 재출시 20일 만에 250만 개가 판매되며 일부 점포에서 품절 대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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