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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배터리의 힘

배충식 한국자동차공학회 부회장(KAIST 공과대학장)





우리말로 전지라고 부르는 배터리는 전기에너지를 저장·공급해 각종 이동기기를 작동하게 하는 에너지 기기다. 이동전화·이동식컴퓨터·디지털카메라·손전등·청소기 등 일상용품은 물론 자동차와 드론도 전기 배터리를 동력원으로 사용한다.

배터리에는 한 번만 사용하는 1차전지, 다시 충전해 사용할 수 있는 2차전지가 있다. 납이나 니켈을 사용하던 2차전지는 리튬을 사용하면서 힘과 수명이 획기적으로 증가해 쓰임새가 더욱 커지고 있다. 자동차의 경우에도 1920년대부터 다양한 전기장치를 위한 배터리가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부품이 전동화되고 전장품의 용량이 늘어나면서 배터리는 필수적인 부품으로써 성능이 향상돼왔다. 점차 출력과 수명이 늘면서 급기야 배터리와 전기모터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순수전기차가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공해물질과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가솔린·디젤차를 대체하는 친환경자동차로서 각광받고 있다.

단점과 한계도 있다. 배터리는 아직 가격이 너무 비싸고 출력 성능과 사용시간에 한계가 있어 대형차에는 사용하기 어렵다. 배터리에 공급하는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아직 신재생에너지 비율이 낮아 원자력발전을 확대하지 않는 한 공해와 온실가스의 생성지점만 바뀐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울러 배터리 생산단계에서 만들어지는 온실가스 또한 만만치 않다는 분석도 있다. 배터리 전극에 쓰이는 희귀금속 자원이 일부 지역에 국한돼 공급과 가격의 불안정성도 어려운 점이다. 정부는 오는 2030년에 전기자동차 300만대를 공급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밝혔지만, 높은 가격을 충당하기 위한 보조금만 수십조가 소요돼 경제적 부담이 될 수 있다. 리튬이온전지는 기존 전지보다 작동온도 영역이 넓어지기는 했으나 여전히 전해질이 새어 나오며 폭발할 위험이 있는 점도 문제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리튬폴리머전지는 가격이 더욱 비싸다.



배터리의 장점을 최대로 살리면서 성능·용량·가격 문제를 돌파하는 방법 중 하나로 하이브리드가 꼽힌다. 충분히 청정화된 내연기관 차에 배터리와 모터를 설치해 감속 때 소실되는 동력을 되살려 전기에너지로 활용하는 것이다. 작은 내연기관과 배터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연비를 향상시키면서 공해를 줄이는 현실적인 대안인 것이다.

안전문제, 전극·전해질 재료 공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저렴한 신소재 전고체 배터리 기술이 개발된다면 배터리 전기차는 일거에 대중적인 자동차로 거듭날 것이다. 세상의 모든 기술이 기술적 성숙도와 경제성 그리고 환경친화성 면에서 부침을 겪으며 발전한다. 끊임없는 기술개발이 힘 있고 안전하며 값싼 배터리를 사용할 수 있는 먼 길을 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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