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로터리] 청정에너지로의 전환, 선택아닌 필수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5일과 6일 이틀 동안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국제에너지기구(IEA) 각료이사회에 참석했다. IEA는 1차 석유 위기 이후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독주를 견제하고 국제 석유시장 안정화를 위해 1974년 설립됐다. OECD 회원국이면서 동시에 90일분의 석유비축 의무물량을 충족하는 30개국이 회원국이다. 우리나라는 2002년에 가입했다. IEA는 두 번의 걸프전과 최근 사우디 정유시설 테러를 겪는 과정에서 공동 비축유 방출 등을 통해 세계 에너지 수급 안정에 일조해왔다.

전통적으로 석유를 비롯해 에너지 안보를 중시하던 IEA에서조차 최근 기후변화 대응과 온실가스 감축이 핵심의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되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와 맞물려 이번 IEA 각료이사회는 기후변화 대응과 청정 에너지로의 전환을 누가 더 잘하고 있는지를 두고 각국이 경쟁을 벌이는 자리였다. 덴마크·프랑스·영국·캐나다·호주·일본 등 선진국은 물론 중국·인도·브라질 등 개발도상국도 자국의 에너지 전환 정책과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뽐내기 바빴다. 에너지 전환은 더 이상 일부 기후변화 대응 선도국에만 국한된 정책 의제가 아니었다.

이번 IEA 각료이사회에서는 치열한 토론을 거쳐 파리협약 이행의 시급성과 에너지 전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의장국인 폴란드와 COP25 개최국인 스페인이 주도했다. 또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목표로 재생에너지 확대, 석탄발전 조기 폐쇄, 수소 경제 추진, 에너지 효율 향상 등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 정부규제 혁신, 디지털화 등 정부와 산업계의 역할에 대한 구체적 논의도 진행됐다. 에너지 전환을 할지 말지는 더 이상 논의대상이 아니었다. 에너지 전환에 대한 회원국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청정 에너지를 어떻게 신속하게 도입·확산시켜나갈지, 전력생산의 대세가 된 재생에너지를 전력시장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통합시켜나갈 것인지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됐다.



1일 임기를 시작한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국경탄소세 도입에 적극적이다. EU보다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느슨한 나라에서 제품을 수입할 때 세금을 매겨 수입가격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당장 도입하기는 어렵겠지만 생산 활동에서 재생에너지만을 100% 사용하자는 ‘RE100’ 확대 움직임과 맞물려 기업에 새로운 도전과 위협이 될 것이다. IEA 각료이사회 참석에 앞서 방문한 폴란드에서 우리 투자기업들을 만났는데, 유럽 내 고객사의 요구로 이미 현지에서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기로 전력수요의 100%를 충당하고 있다고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추세는 확산돼 우리 기업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것이다. 우리가 에너지 전환에 뒤처질 경우 국가 경쟁력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에너지 전환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변화를 선도해가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최소한 글로벌 흐름에 뒤처지지는 말아야 한다. 변화에 눈 감고 우물 안 개구리나 냄비 속 개구리가 될 수 없지 않은가.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