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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파이터’ 볼커 전 연준의장 별세

1970~80년대 고물가 해결

美장기호황 토대 마련 평가

금융위기 후 볼커룰도 제안

폴 볼커




1970~80년대 미국에서 고물가를 잡아 ‘인플레이션 파이터’라는 이름을 얻은 폴 볼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 8일(현지시간) 뉴욕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92세.

뉴욕타임스(NYT)는 고인의 딸을 통해 별세 사실을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볼커 전 의장은 전립선암을 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1927년 독일계 이민자 후손에서 태어난 볼커 전 의장은 프린스턴대학을 나와 하버드대 대학원, 런던정경대학(LSE) 등에서 수학하고 체이스맨해튼은행, 재무부, 뉴욕연방준비은행 이코노미스트 등을 거쳤다. 인플레이션이 극심했던 1979년 뉴욕연은 총재로 재직하다 지미 카터 행정부에 의해 연준 의장에 지명됐고, 1983년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재지명됐다. 1970년대말 미국 경제는 오일쇼크 충격으로 고물가와 저성장이 병존하는 스태크플레이션 상태였다. 경기 회복와 물가 안정이라는 두가지 상충된 목표 속에서 볼커 전 의장은 인플레이션에 초점을 맞췄다.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기준금리를 최고 연 20%대까지 끌어올렸다. 그의 강력한 물가안정책 덕분에 미국 경제는 안정 궤도에 올라섰고, 장기 호황의 토대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987년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에게 연준 지휘봉을 넘겨주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볼커 전 의장이 미국 경제의 전면에 재등판한 것은 30여 년 이후인 2008년 11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당선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인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회(ERAB) 의장으로 볼커 전 의장을 발탁했다. 당시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과 래리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의장에 가려 상대적으로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볼커 전 의장의 제안이 대폭 반영된 은행규제안 ‘볼커룰’이 제정되면서 금융규제에 한 획을 그었다.

미 경제방송 CNBC는 “인플레이션을 이긴 연준 의장”이라고 평가했고 블룸버그통신은 “탁월한 공복이었다”고 전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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