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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기획부동산이 쪼개판 판교산자락 주인은 4843명, 국내 2위…1위는 개포주공1단지

주인 많은 부동산 국내 2위에

토지거래 허가지역으로 묶이자

"유망 증거" 규제전 집중 매매

국내 토지 가운데 두 번째로 공유인수(12월12일 기준 4,842명)가 많은 경기 성남시 금토동 산73번지 일대




양재와 판교에 걸쳐 있는 청계산에는 해발 540m 높이의 이수봉과 국사봉이 나란히 있다. 수많은 등산객이 오가는 두 개의 봉과 능선에는 엄연히 땅 주인이 있다. 한두 명도 아닌 4,843명(이하 12월 12일 기준)이다. 주소는 경기 성남시 금토동 산73번지. 두 봉의 능선에서 판교신도시 쪽으로 펼쳐진 토지(면적 138만4,964㎡)다. 기획부동산들이 지난해 7월 이 땅을 사들여 지분을 쪼개 판 결과로 이 토지는 현재 국내에서 두 번째로 주인이 많은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12일 서울경제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전국 토지의 토지대장 공유인수’를 입수해 분석해보니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공유인수(대표소유자 1인을 제외한 수치) 1위는 최대 5,045명에 육박하는 개포 주공1단지 땅이었다. 그리고 3위는 4,533명~4,540명인 잠실주공 5단지 땅이었으며 4위는 수원 매탄위브하늘채(3,191명), 5위는 부산 아난티코브(3,052명)였다. 6~10위는 아파트 및 종로 세운상가(10위) 등 건물을 공유하고 있는 땅이었다. 즉 금토동 산73번지는 순수 토지로 2위에 자리매김하는 기염을 토한 것이다.



이처럼 공유인수가 늘어나는 데는 1년여밖에 걸리지 않았다. 2018년 6월1일의 공유인수는 0명이었지만 올 4월12일에는 3,485명으로 뛰었다. 케이비·우리·코리아 등 세 업체는 이 땅을 154억원에 사들여 3분의1가량씩 나눴으며 이후 각기 다른 업체로 지분을 분할매각해 총 19개 업체가 땅 지분을 갖게 됐다. 이어 업체들은 개인에게 지분을 팔아넘겼다. 판매가는 최초 매입가 대비 6.5배가량에 달했다.

금토동은 5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다. 규제가 아니었다면 공유인수 1위로 올라섰을 것으로 전망된다. 위 업체의 전 직원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것은 유망하다는 증거라며 규제 적용 직전 더 가열차게 팔았다”고 했다.





공유인수 상위 10개 토지 중 임야는 금토동 산73번지뿐이다. 나머지는 대지·도로다. 공유인수 상위 10개 임야를 살펴봐도 금토동 산73번지가 단연 1등으로 2위는 까치산공원으로 불리는 사당동 산32-2 인근(1,489명~1,490명)이었으며 3위는 영축산의 일부분인 월계동 산 180-1번지 인근 등(1,240명~1,261명)으로 나타났다.

상위 10개 임야 중에는 최근 기획부동산이 손댄 땅이 또 있었다. 7위인 서울 도봉구 도봉동 산53번지로 이곳의 공유인수는 957명에 달했다. 지난해 6월1일에는 4명이었으나 올해 4월12일에는 820명으로 폭증했다. 이 땅은 지난해 9월 우리 계열 기획부동산이 27억원에 사들였으며 지분 일부를 청구·케이비 계열 업체로 매각했다. 그리고 금토동과 마찬가지로 개인에게 쪼개 팔았다.

10월 광주지검은 우리 계열 기획부동산 경영진 3명을 토지지분 판매 관련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범죄 혐의 토지 중에는 이 도봉동 땅도 있었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이 땅에 대해 개발제한구역·문화재보호구역·보전산지·비오톱1등급으로 지정된 북한산국립공원 부지여서 개발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고객이 지가 상승으로 이익금을 취득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적시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획부동산이 개발제한구역 위주로 임야를 쪼개 파는 것은 개개인에게 쓸모없는 지분을 떠안길뿐더러 해당 토지의 활용 가능성마저 없애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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