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해외서도 이해 쉽게" 서비스 이름, 개명 나선 스타트업

'산타토익' 美선 의미 사뭇 달라져

내년 진출 앞두고 명칭 바꾸기로

동남아 확장 나선 '당근마켓'도

'당신 근처' 뜻 살린 현지화 고심

‘당신 근처의 마켓’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 ‘산타의 선물’처럼 기적 같은 성적 상승을 돕는다는 포부를 담은 ‘산타토익’, 직관적인 서비스명으로 여행예약 플랫폼의 강자로 떠오른 ‘여기어때’. 한국에서는 제법 알려진 서비스들이지만 만약 영어나 중국어로 바꾼다면 어떻게 될까?

29일 스타트업계에 따르면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뛰어난 기술로 국내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유망 스타트업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 작명 고민에 빠졌다. 짧게는 2년, 길게는 5년간 소비자와 마주했던 플랫폼(서비스) 이름을 바꿔야 하는 이들의 속내는 다름 아닌 상표권에 있다. 창업 초기에 ‘대박 성공’을 미처 예측하지 못했던 이들 기업은 평범한 단어의 조합인 서비스명 때문에 영문·중문 상표권 등록이라는 난관에 부딪혔다.

산타토익 이미지/사진제공=산타토익




인공지능(AI) 학습 튜터 서비스 산타토익을 운영하는 뤼이드는 미국 진출을 앞두고 서비스명을 바꾸는 작업에 들어갔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미 대학입학자격시험(SAT)에 대한 AI튜터 서비스를 미국에서 시작하는데 상표권 등록 단계부터 만만치 않다. 산타토익·산타SAT는 산타 할아버지가 크리스마스에 아이들이 과거에 어떤 행동을 했는지 살펴 원하는 선물을 주는 것처럼, AI튜터가 사용자의 학습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만점 지름길’을 알려준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미국은 기독교 국가로서 산타에 대한 의미부여가 남다르다. 산타라는 단어가 산타클로스 외에 다른 존재일 수 있다는 마케팅 접근도 어렵고, 구글 검색엔진에서 유의미한 서비스 홍보가 이뤄지기 어려울 수 있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 출시하는 서비스는 AI의 맞춤형 시험 대비책이라는 본래 의미를 살리되, 산타를 뺄 것으로 보인다. 뤼이드 관계자는 “창업 초기에 장영준 대표와 개발자들이 서비스에 대한 애정을 담아 만든 서버이름에서 출발했다”며 “해외 진출을 앞두고 마케팅 측면에서 상표권 등록을 두고 효과적인 이름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의 캐릭터 당근이. 당근마켓은 당신 근처의 마켓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이수민기자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도 비슷한 처지다. 이르면 내년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진출하려는 당근마켓은 한국어 서비스명이 갖고 있던 장점을 현지어로 구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보통명사의 조합이었던 서비스명을 최대한 살리되, 발음이 유사한 영문 스펠링으로 상표권을 취득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예 진출 지역의 특성에 맞춘 새로운 서비스명을 채택할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

해외 진출을 앞둔 종합 숙박·액티비티 예약서비스 여기어때는 법인명까지 바꿔야 해 고민이 더 깊다. 창업자인 심명섭 전 위드이노베이션 대표가 음란물 유통 방조 논란에 엮인 위드웹도 경영했던 과거와 선을 긋고 사명변경을 통해 새 출발을 하겠다는 것이 경영진의 의견. 그러나 국내에 널리 알려진 서비스명 여기어때를 영문으로 직역하면 의미도 와 닿지 않고 길어질 우려가 있어 주저하고 있다. 위드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구성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식재산권(IP) 전문가 A변호사는 “사과를 파는 가게가 상표권으로 애플을 등록 못하지만 휴대폰 브랜드로는 되는 것처럼 그 상표나 서비스에 대해 널리 사용되는 보통명사를 상표권 등록을 통해 독점하지 못하게 돼 있다”며 “보통명사로 이뤄진 서비스명을 보유한 회사라면 로고와 문구를 결합하는 형식으로 상표권 등록은 가능하지만,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범위가 현격하게 줄어든다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미권·중화권에 따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단어가 있는 만큼 해외 진출을 앞둔 스타트업이라면 서비스명으로 채택한 단어가 문화적으로 어떻게 활용되는지 미리 알아두면 상표권 등록과정서 겪는 문제를 미리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수민·김연하기자 noenem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