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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잘미(고맙다·잘한다·미안하다) 생활화…'대한민국 인성영화제' 눈길

28일 국회에서 '제5회 대한민국 인성영화제'·'고잘미 선포식' 개최

이순재 조직위원장 "사회 곳곳이 병든 현실에서 '고잘미' 생활화해 갈등 풀어야"

이병철 대회장 "초등학생이 부른 고잘미 동요에서 시작..인성 체조·댄스 등 보급"

지난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5회 대한민국 인성 영화제’에서 이순재 조직위원장과 수상자들이 ‘고맙다·잘한다·미안하다’(고잘미) 생활실천 캠페인 선포식을 갖고 있다. /사진제공=평생교육컨텐츠협회




“초등학교 5학년인 진숙이는 교실 창가에 반 친구들의 이름이 적힌 화분을 놓는다. 평소에 아끼던 ‘파리지옥’이다. 친구들은 (파리가 좋아하는 냄새를 뿌려 덫으로 유인하는) 파리지옥이 징그럽다고 야단이다. 하지만 진숙이가 파리지옥을 교실에 놓는 이유가 있는데….”

지난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5회 대한민국 인성 영화제’에서 대상인 국회의장상을 받은 ‘진숙이’라는 영화의 줄거리다. 경기 성남 계원여고의 조정민 학생이 만든 이 작품은 초등학교 5학년의 순수함을 잘 드러내며 작품성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았다.

이 영화제는 음악과 영상을 통해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바른 인성교육을 하자는 취지로 지난 2015년 시작됐다. 대한민국인성영화제 페스티벌 조직위원회(위원장 이순재)와 (사)평생교육컨텐츠협회(이사장 이병철)가 주최하고 (사)한국영상예술협회(회장 신동영)와 법무부법사랑위원회구리지구협의회(회장 이한윤)가 공동 주관했다. 지난 2013년 경기 구리시 동인초등학교 3학년이던 이채현 어린이가 ‘고맙다·잘한다·미안하다’(고잘미)라는 동요를 부른 뒤 시작된 ‘고잘미’ 생활 캠페인과 맥을 같이 한다. 실제 이날 인성영화제에서는 ‘고잘미 생활신천 캠페인 선포식’이 동시에 개최됐다.

이날 영화제에서는 영상·영화·뮤직비디오·UCC 분야에서 전국 초·중·고등학생과 대학생, 일반인이 171편을 출품해 51개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정재형 심사위원장은 “인성영화제가 추구하는 것은 영상을 통해 스스로를 수양하는 것”이라며 “수상작들이 인간과 사회의 문제를 아울러 매우 흥미롭다”고 평가했다.

교육부 장관상에 오른 ‘외도(外島)’(정성준 경남 거제 동아방송대 학생)는 19살 성준이가 아버지의 지갑에서 룸살롱 명함을 발견하고 아버지를 미행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어머니는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고 가족 간 갈등은 커져만 가는데…. 결국 이 영화는 가족의 기본이 신뢰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받은 ‘아이엠 그라운드 자기소개하기’(홍하은 경기 성남 경기예술고 학생)는 17세 소녀의 사랑 이야기다.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두려워하던 소녀가 유기견을 진심으로 돌보는 동갑내기 남자친구를 만나 마음을 열게 된다.



문화체육부 장관상을 받은 ‘하지 못했던 이야기’(조성민 서울 추계예술대 학생)에서는 아버지(상민씨)가 아들(준영)의 애증을 다룬다. 아들을 데리고 정신과 상담을 받으러 다니던 아버지는 어느날 아들에게 심하게 화를 내고 아들이 그만 자살을 시도하게 된다. 다행히 목숨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병원에 입원한 아들을 두고 홀로 상담을 받으러 다니던 아버지는 잊혀졌던 과거를 떠올리며 문제의 실마리를 풀어가게 되는데….

여성가족부 장관상을 받은 ‘우리가 쓴 이야기’(김슬기 인천 서구 길상초등학교)는 학교의 고질병인 왕따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왕따를 당하던 인영은 어느날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모둠 숙제가 부실하다며 그를 괴롭히던 아이들과 함께 단체로 야단을 맞고 홀로 숙제를 떠맡게 된다. 이에 할 수 없이 컴퓨터실에서 숙제셔틀을 수행하며 반전의 계기를 만들게 되는데…. 법무부 장관상을 받은 ‘동규’(황연지씨·경기 시흥)는 어느 사립 고등학교의 기간제 교사(연지)가 학교폭력 피해자(연우)를 돕는 사건을 영상에 담았다. 이 사건을 덮으려는 학교 권력에 맞서 계약기간이 6개월밖에 남지 않은 연지가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이 짠하다.



이순재 대한민국 인성영화제 조직위원장은 “사회 곳곳이 병들어 아픈 신음이 끊이질 않고 있는 현실에서 ‘고잘미 생활실천 캠페인’을 담은 인성영화제가 매우 값지다”며 “고잘미 운동을 생활화해 우리 사회의 갈등을 줄여 좀 더 밝은 사회를 만들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인성영화제 대회장을 맡은 이병철 평생교육컨텐츠협회이사장은 “인성영화제는 한 초등학생이 부른 고잘미 동요를 부른 것에서 시작해 ‘고잘미 생활실천 캠페인’까지 선포하게 됐다”며 “그동안 3만 7,000여 곳의 초중고를 다니며 ‘고잘미 인성체조’와 ‘고잘미 댄스’를 보급한데 이어 오늘 최고의 파페라 그룹 ‘컨템포디보’가 새로운 형식의 고잘미를 선보이게 됐다”고 뿌듯해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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