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을 앞둔 이낙연 국무총리가 서울 종로구에 소재한 아파트 전세계약을 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이를 두고 이 총리의 21대 총선 종로 지역 출마가 거의 확정적인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자유한국당에서도 황교안 대표가 종로에 출사표를 던지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어 이번 선거에서도 ‘정치 1번지’에서 여야의 격전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총리실과 여권에 따르면 이 총리는 현재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전남도지사와 국무총리 재임 중에는 계속 공관에 거주했다. 이에 퇴임과 총선 시점이 맞물리면서 이 총리의 새 거처가 어디가 될지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컸다. 새 거처가 정치 행보의 방향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이 총리는 고심 끝에 서울 도심에 인접한 대단위 아파트단지 입주를 결정했다. 이 총리는 퇴임 직후 잠원동 아파트에 잠시 머물다가 다음달께 종로로 귀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사무실 역시 비슷한 시기에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 준비에 나서는 것이다.
이 총리는 이미 여러 차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종로 출마 의사를 내비쳤다. 지난 2일 KBS와의 인터뷰에서 이 총리는 종로 출마 가능성에 대해 “국회 의사일정이나 당의 구상 같은 변수들이 있어 확답할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정치의 흐름을 읽는 편인데 그쪽으로 흘러가고 있지 않을까 라는 저의 감상을 말씀드린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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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12일 방송된 광주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비례대표를 원하는 것은 과욕”이라며 “선거법 개정으로 비례대표 숫자가 많이 줄었고 좋은 인물이 많이 영입되고 있기에 그런 분들에게 기회를 드리는 게 옳은 일”이라고 말했다. 서울 종로에서 황 대표 등과 맞붙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상대가 누구라 해서 도망갈 수도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황 대표는 출마 지역을 놓고 여전히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표는 8일에도 “당에 가장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으로 험지, 험지보다 더한 곳이라도 하겠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지역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한국당 내에서는 ‘종로가 왜 험지냐’‘굳이 이번에 맞붙을 필요가 있느냐’ 등 황 대표의 다른 선택 가능성을 암시하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결국 황 대표가 종로로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당내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정영현·방진혁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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