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나에 의한, 나를 위한’ 화장품이 등장했다.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더욱 높아지면서 사용자의 취향과 피부 상태 등을 반영해 기성 화장품을 통해서는 만족할 수 없었던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오는 3월부터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화장품에 개인 취향을 반영한 향료나 색소를 추가할 수 있게 되면서 맞춤형 화장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맞춤형 마스크팩, 5분이면 뚝딱=‘나에게 딱 맞는 마스크팩은 없을까?’ 마스크팩을 한 번이라도 사용해 본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얼굴을 다 가리지 못하거나 얼굴 바깥으로 남는 마스크 시트지 때문에 곤혹스러운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기존 마스크팩이 사람마다 다른 얼굴 크기와 이목구비의 위치, 피부색 및 피부 영역별 결점 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2017년 3D 프린터 전문 개발업체 ‘링크솔루션’과 손을 잡았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이번 CES 2020에서 3D 프린팅 분야 혁신상을 수상한 3D 프린팅 기술이다. 3D 프린팅 마스크팩 제조 기술은 아모레퍼시픽이 자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으로 얼굴 이미지를 촬영해 사용자의 눈·코·입 위치와 이마·볼·턱 등의 면적을 측정해 2D 마스크 도안을 디자인한다. 얼굴 크기와 각 부위의 좌표 값을 바탕으로 고객의 얼굴에 최적의 착용감을 제공할 수 있는 개인별 마스크 디자인을 생성한다. 피부 진단 기기를 통해 부위별 피부 특성을 파악하고 자체적으로 보유한 빅데이터를 통해 부위별 피부 상태에 최적화된 하이드로겔이 함유된 카트리지들이 선정된다. 이후 속 3D프린터를 통해 사용자 맞춤형 마스크팩이 5분 안에 출력되면 바로 받아서 사용할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피부 부위별로 세분화된 기능성 성분을 제공해 마스크팩의 효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면서 “향후에는 가정에서 매일 고객의 피부 상태에 따른 스킨케어를 할 수 있는 수준으로도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내가 ‘픽(pick)’한 향으로 화장품 만들기=개인 맞춤형 화장품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곳은 비교적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프리미엄 수분·보습 브랜드 라네즈는 지난해 10월부터 라네즈의 베스트셀러 제품 ‘립 슬리핑 마스크’를 명동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맞춤형 서비스 ‘마이 딜리셔스 테라피’를 선보였다. 라네즈 립 슬리핑 마스크는 수면 시간 동안 입술 각질을 부드럽게 녹여내는 동시에 보습 성분을 채워 주름과 각질을 간편하게 제거해주는 제품이다.
고객들은 직접 고른 향으로 손수 제품을 만들고 제품의 패키지까지 디자인할 수 있다.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향은 총 10가지 중 하나로 시향 후 상담을 거쳐 자신에게 꼭 맞는 향을 고를 수 있다. 또 리본 포장, 보석 십자수, 실링 왁스 등도 직접 선택할 수 있다.
◇나를 위한 ‘찰떡’ 립스틱 찾기=‘하늘 아래 같은 색상은 없다’. 수많은 립스틱 색상 중에 자신에게 어울리는 색이 무엇인지 고민이라면 아모레퍼시픽의 ‘컬러테일러’ 애플리케이션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 앱은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18년 1월 출시한 서비스로 인공지능(AI)의 딥러닝 기술을 바탕으로 사용자에게 딱 맞는 립스틱을 찾아준다.
딥러닝을 통해 150개가 넘는 브랜드의 약 6,000개 입술 제품 중에서 사용자에게 가장 적합한 색상을 추천해주는 것이다. 입술 사진을 촬영하거나 업로드하면 내 입술에 어울리는 색상을 추천해주고, 퍼스널 컬러와 톤을 선택하면 비슷한 색상의 제품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사용자의 얼굴에서 입술 영역을 검출하고 색상 및 속성을 추출하는 데에는 약 1만 5,000장이 넘는 이미지를 활용한 인공지능 딥러닝 기술이 적용됐다”면서 “이를 통해 98%가 넘는 입술 검출률과 83% 이상의 입술 속성 추출 정확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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