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이 오는 3월 4일 퇴임하는 조희대(63·사법연수원 13기) 대법관의 후임으로 노태악(58·16기) 서울고법 부장판사의 임명을 제청했다.
20일 대법원은 김 대법원장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후보 4명 중 노 부장판사를 차기 대법관 후임으로 대통령에게 제청했다고 밝혔다. 대법관은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이어서 대법원장이 임명을 제청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경남 창녕 출신인 노 부장판사는 계성고와 한양대 법대를 졸업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판사를 시작으로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북부지방법원장을 거친 뒤 지난해부터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근무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나쁜 사람’으로 지목됐던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형이다. 노 부장판사는 앞서 두 차례 대법관 후보에 올랐다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법조계에서는 김 대법원장이 노 부장판사를 대법관 후보로 제청한 이유로 법관 본연의 역량과 더불어 지역 안배를 고려한 것으로 분석한다. 경북 경주 출신인 조 대법관이 퇴임하면 현직 대법관 중 TK(대구·경북) 출신은 안철상 대법관이 유일하기 때문에 지역 안배 차원에서 노 부장판사를 낙점했다는 설명이다. 노 부장판사는 앞서 대법원에서 실시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조사에 참여하는 한편 국제거래법연구회 회장을 지냈다.
중도 성향으로 분류되는 노 부장판사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대법관에 임명되면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명한 대법관 수는 7명으로 늘어나 13명으로 구성되는 전원합의체 과반을 처음으로 넘긴다. 보수성향으로 평가받는 조 대법관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가장 많은 소수의견을 냈다. 조 대법관이 퇴임하면 박 전 대통령 시절 임명된 대법관은 권순일(61·14기), 박상옥(64·11기), 이기택(61·14기), 김재형(55·18기) 4명만 남는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대법관에는 진보성향 인사들이 대거 발탁됐다. 김 대법원장을 비롯해 박정화(54·20기), 노정희(56·19기), 김상환(53·20기) 대법관은 모두 진보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다. 판사나 검사 경험 없이 임명된 김선수(58·17기) 대법관도 30년간 노동법 전문 변호사로 활동했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회장을 지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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