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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스라엘 편애' 중동평화 구상…되레 분쟁 불씨 키울 판

트럼프 "이-팔 평화 만들자"면서

정작 팔레스타인은 논의서 배제

국가 지위·자치권 일부 인정만

사실상 '이스라엘 친화적' 내용

PLO "오슬로 협정 끝낼 수도"

팔레스타인 극심한 반발 불구

트럼프 "결국 수용할 것" 낙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해결 방안을 담은 중동평화구상안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 1993년 체결한 오슬로 평화협정 이후에도 지속돼온 양국 갈등을 마무리 짓기 위한 해법을 마련했지만 이번 구상안이 오히려 분쟁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백악관이 28일 정오에 평화구상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중동 평화에 매우 중요한 구상”이라며 “중동이 진정한 평화를 가지려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평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상안 발표에 앞서 네타냐후 총리와 이스라엘 중도 야당 청백당의 베니 간츠 대표도 만나 중동평화구상을 논의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분쟁지역인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는가 하면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웨스트뱅크)의 이스라엘 정착촌을 국제법 위반이라고 보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친이스라엘 행보를 이어왔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두번째)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베냐민 네타냐후(왼쪽)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 후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워싱턴DC=EPA연합뉴스




이 때문에 중동평화구상안이 이스라엘에 유리한 방향으로 마련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중동평화구상안 발표에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이 구상을 ‘세기의 기회’로, 트럼프 대통령을 ‘가장 위대한 친구’로 표현하며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간츠 대표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한 후 중동평화구상을 “중요하고 역사적인 이정표”라고 평가하며 “총선이 끝나면 즉시 안정적인 정부에서 다른 나라들과 협력해 이행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중동평화구상안은 이스라엘과 요르단강 서안 사이 대규모 유대인정착촌을 이스라엘에 적절히 편입시키고, 1967년 이스라엘이 점령한 영토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안 통제를 일부 유지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팔레스타인의 반발을 고려해 팔레스타인에 조건부로 국가 지위를 인정하는 내용도 포함될 것으로 관측된다. 팔레스타인 지도부가 폭력을 포기하고 이스라엘과 협상할 경우 서안과 동예루살렘에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제한된 자치권을 줄 수 있다는 내용도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새 중동평화구상에 대해 WP는 완전한 독립을 바라는 팔레스타인의 목표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과 이스라엘이 주도해 내놓을 이번 구상안에 팔레스타인은 발표 전부터 반발하고 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수반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사에브 에레카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사무총장은 이스라엘에 우호적인 내용의 구상안이 나올 경우 오슬로 평화협정에 따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안보협력은 종말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슬로 평화협정은 이스라엘이 PLO를 공식 협상대표기구로 인정하는 것을 포함해 가자와 서안지구에서의 철군을 약속하고 이 지역에서 팔레스타인의 자치를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스라엘과의 충돌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는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할 중동평화구상이 팔레스타인인들의 새로운 투쟁을 촉발할 수 있다며 “팔레스타인을 겨냥한 새로운 음모는 반드시 실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부 팔레스타인 파벌들은 증동평화구상안 발표 당일 투쟁을 지시하기도 했다. 이스라엘군은 준비태세를 높이고 검문소와 다른 잠재적 시위장소를 감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팔레스타인)이 처음에는 (이 평화구상을) 원하지 않겠지만 결국 원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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