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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전도연X정우성X배성우, 그들은 정말 '지푸라기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 됐을까?

배우 윤여정, 전도연, 정우성, 배성우, 신현빈, 정가람이 3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진행된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감독 김용훈) 언론배급 시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




파격적인 연기, 독특한 구조, 숨막히는 전개까지…. 베일을 벗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 강렬한 매력으로 관객을 홀릴 준비를 마쳤다.

3일(월) 오후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의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김용훈 감독과 배우 전도연, 정우성, 배성우, 윤여정, 신현빈, 정가람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소네 케이스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이야기를 담은 범죄극이다. 흔들리는 가장, 공무원 그리고 가정이 무너진 주부 등 지극히 평범한 인간들이 절박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행하는 최악의 선택과 그에 따른 결과를 그렸다.

김용훈 감독은 원작과 차별점에 대해 “원작도 독특한 구조이긴 하지만 영화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었다”며 “더 평범한 사람들이 등장하는 범죄극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소설 속 인물보다 평범한 사람들로 그려지게 했고, 엔딩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시간의 앞뒤가 바뀐 채 전개된다. 김 감독은 “관객들이 가장 흥미롭게 봐야 하는 것은 ‘예측불가함’이라고 생각했다”며 “뒷이야기를 알 수 없는 스토리텔링이 돼야지 관객들이 흥미롭게 따라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가장 큰 포인트는 이야기 중반 연희(전도연)가 등장해 각 인물들을 찾아가는 것이 ‘동시간대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뒤틀려있는 이야기라는 것이 보여지며 퍼즐을 맞춰가게 되는것”이라고 말했다.

배우 전도연, 정우성이 3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진행된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감독 김용훈) 언론배급 시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


베테랑 배우들은 신인 감독과 작업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전도연은 “신인 감독들과 연기를 많이 해봤지만 걱정을 많이 했다. 많은 배우들이 나오기도 하고 너무 좋은 배우들이 다 캐스팅이 돼서 ‘감독님이 잘 소화를 하실 수 있을까’ 하긴 했었다”면서도 “영화를 보니까 감독님 나름대로 고생을 많으셨다”고 격려했다.

정우성은 “아무래도 경력이 오래된 배우와 첫 신인감독의 작업의 시작에서는 조바심 내지 않고 서로를 바라봐 주는 여유가 필요한 것 같다”며 “김 감독님은 현장에서 여유를 잘 보인 것 같다. 태영의 첫 촬영에서는 분명히 당황했을 텐데 내가 그리는 태영을 보고 그것도 일리가 있다고 귀 기울이면서 소통해가면서 했다”고 신뢰감을 내비쳤다.



전도연은 전작 ‘선물’과는 180도 다른 캐릭터를 연기한다. 과거를 지우고 새 인생을 살기 위해 남의 것을 탐하는 연희로 변신해 카리스마를 뿜어냈다. 그는 “오히려 자극적인 부분은 걱정하기보다 감독님의 연출을 믿었다”며 “촬영 전부터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었기 때문에 현장에서는 어렵고 힘들었다기보다는 감독님을 믿고 어떻게 시나리오대로 구현할까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사라진 애인 때문에 사채 빚에 시달리며 한탕의 늪에 빠진 태영 역의 정우성은 ‘허당 매력’을 뽐내며 극의 위트를 책임졌다. 그는 “차 안에서 연희와 통화하는 장면이 첫 촬영이었는데, 스태프들 감독님의 당황하는 눈빛이 보이더라. 태영을 차분하게 보여주는 게 아니라 영화의 극적인 상황에 다다랐을 때를 연기했기 때문에 현장에서 나를 바라보는 낯선 눈빛들을 극복해야 했다”며 “태영이라는 캐릭터를 확신을 가지고 입증해나가는 과정이었다. 그런 믿음을 갖고 만들었는데 혼자 호들갑을 떤 것은 아닌가 걱정된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배우 윤여정, 전도연, 정우성, 배성우, 신현빈, 정가람이 3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진행된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감독 김용훈) 언론배급 시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


개성 넘치는 조연으로 익숙한 배성우는 평범한 직업군을 연기했다. 사업 실패 후 야간 사우나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는 ‘짠내’나는 평범한 가장 중만을 연기하는 그는 “대본을 받고 사실 잘 모르겠더라. 소설에 캐릭터의 심리 묘사가 많이 쓰여 있어서 참고가 됐다”며 “소설에 비해 영화는 심리 묘사를 구구절절하게 표현하기 힘드니까 조금 더 캐릭터를 날 세워서 연기했다”고 말했다.

데뷔한 지 각각 31년 차, 27년 차가 된 전도연과 정우성은 이 작품을 통해 처음 만났다. 완성작을 본 전도연은 “호흡이 만족스럽다”면서 “현장에서는 편안하다기보다 많이 어색했다. 이미 오래된 연인 관계 설정이었기 때문에 아무것도 아닌 신도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니었다”며 “태영과 연희가 어우러지고 서로의 캐릭터를 이해하고 즐거워지자 영화 촬영이 끝나서 찍다만 느낌이었다. 많이 아쉬운데 기회가 되면 정우성과 다시 연기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정우성도 “전도연과의 작업은 항상 기대했었다”며 “현장에서 임하는 자세를 보고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고 또 다른 작품에서 언제든지 다시 만나고 싶다”고 화답했다.

한편 절박한 상황 속 서로 속고 속이며 돈 가방을 쫓는 인간들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마지막 한탕 계획을 그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12일 개봉한다.

/추승현기자 chus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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