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6 대책’ 이후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이 추락하는 가운데 강북 및 수도권 재건축 시장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안전진단에서 탈락한 노후 아파트에서 매매가가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1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노원구 월계동 ‘미성·미륭·삼호3차’ 전용 50㎡의 경우 지난 1월 5억 6,500만 원에 실거래됐다. 이전 거래가(5억 3,000만원)보다 3,500만원 오른 신고가다. 해당 단지는 지난해 예비안전진단에서 C등급을 맞아 재건축 불가 판정을 받았다. 이에 시장에서는 일정 부분 조정을 면치 못할 것이라 봤지만 12·16 대책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광운대 역세권 개발 및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다양한 호재를 안고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1차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마포구 ‘성산시영’은 상승세다. 전용 50㎡는 지난 1월 8억 3,000만원에 거래되며 전달(7억 7,000만원)보다 6,000만원 뛰었다. 해당 단지는 지난달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아 ‘조건부 재건축’ 대상이 됐다.
수원 또한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있다. 수원 팔달구의 ‘우만주공 1단지’ 전용 47.2㎡는 지난 1월 5억 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3억원 중반대에 가격이 형성돼 있었지만 최근 신분당선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면서 가격이 급격히 올랐다. 영통구 ‘매탄주공4단지’ 전용 45.7㎡ 또한 지난 1월 6억 1,800만원에 손바뀜됐다. 지난 10월 4억 5,000만원에 거래된 점을 고려하면 3개월 사이 1억 5,000만원 이상 오른 것이다. 현지 부동산 관계자는 “대기 수요는 많지만 매물이 씨가 마른 상태”라고 설명했다. 안양 만안구도 재건축 열기가 뜨겁다. 만안구 ‘진흥아파트’ 전용 84㎡는 지난해 12월 24일 6억 7,700만원에 매매됐다. 지난해 10월 거래(5억원)보다 1억 5,000만원 이상 오른 값이다.
반면 ‘대치은마’, ‘잠실주공 5단지’ 등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들은 12·16 대책 이후 거래가 뚝 끊겼다. 호가 또한 1억~2억원 내린 급매물들이 늘어나고 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투자자들은 정부와 서울시의 각종 규제로 강남 재건축은 진행되기 힘들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대신 서울 외곽지역 및 경기권 비규제지역 등지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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