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이제는 시간이 많지 않다.”
한국의 기술 수준은 이미 중국에 따라잡히고 있고, 인구는 감소세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 경제에 남은 시간은 길어야 10년이 안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경제 전문기자로 활약한 최남수 전 YTN 사장의 신간 ‘한국경제 딱 한 번의 기회가 있다’는 기회가 많이 남지 않은 한국 경제의 현실을 진단하고 오랜 기간 경제 전문기자로 활약한 내공을 바탕으로 그 해결책을 제시한 책이다.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불안 요인은 한둘이 아니다. 한국 경제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 의존도가 40%에 이르는 소규모 개방 경제라 대외여건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런데 외부 환경이 얼음 위를 걷는 듯한 상황이다. 무역전쟁을 벌여온 미국과 중국은 확전을 피하려 휴전을 했지만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 글로벌 주도권을 놓고 다투는 패권 경쟁인 만큼 두 국가의 마찰로 인한 세계 경제의 불안은 오랜 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자체의 상황도 좋지 않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고 투자도 부진해 전망이 밝지 않다. 양극화도 심각한 상황으로,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불평등이 심한 국가에 속한다. 특히 고령층의 양극화는 더 극명하다. 저자는 “양극화 심화, 고령층의 심각한 빈곤, 협소해진 계층이동 사다리 등은 해외에서 보듯 사회 불안과 민주주의의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들에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저자는 세세한 정책을 제시하기보다는 큰 틀에서 ‘양손잡이 경제’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개념이라기보다 국내외 경제가 거쳐온 실제 정책의 궤적이다. 어떤 정부든 현실에서는 ‘왼손 정책’과 ‘오른손 정책’을 실용적으로 혼용해왔다는 것이다. 말로는 진보와 보수의 정책 방향성이 달랐지만, 현실적인 경제 문제에 직면해서는 많은 국가들이 ‘양손’ 경제 정책을 써왔다. 저자는 산업 정책에 있어서는 북유럽 국가들과 같은 ‘작은 정부’를, 복지에서는 ‘큰 정부’를 지향하며 이 둘을 성공적으로 조화시키는 융합적이고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책은 저자가 “경제 기자로 살아온 사람으로서 한국 경제의 갈 길에 대해 고민하고 사유해온 결과물”로, “최대한 객관적으로 현상을 진단하고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한 산물이다. 1만5,000원.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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