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지지부진했던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진자 급증으로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져 채권의 몸값도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21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채권형 펀드는 최근 1개월(2월20일 기준)간 0.50%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된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 펀드가 기록한 수익률 -1.79%를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한동안 마이너스 수익률에 머무르던 국공채형은 1개월 수익률이 1%에 육박할 정도로 올라 그 개선속도가 빠르다는 평가다. 개별 상품별로는 ‘KOSEF10년국고채레버리지’의 경우 1개월 수익률이 3.60%에 달하고 한화ARIRANG국채선물10년, KB장기국공채플러스 등이 각각 1.89%, 1.70%의 성과를 냈다.
이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경기둔화 우려가 늘자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채권에 대한 선호가 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경기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조만간 내릴 것이라고 보는 예상도 많아 채권의 몸값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일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1.234% 수준을 보이며 이달 들어서만 3년물 금리는 6.9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한국은행 기준금리 1.25%보다 1.6bp 아래로 떨어진 상황이다. 채권은 금리와 가격이 반대로 움직이는데 정책금리가 인하될 때 수요가 몰리며 기존의 채권 가격이 크게 높아져 차익을 보는 구조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코로나19의 확산 속도가 급속도로 빨라지자 시장에서는 조만간 한은이 기준금리를 한 차례 인하할 것이라는 데 베팅을 걸고 채권 매수에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바이러스가 다소 진정될 기미가 나타날 때까지는 채권에 대한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다만 한은이 다음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하지 않을 경우 금리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며 금리가 빠르게 떨어지고 있지만 당장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을 경우 채권금리의 되돌림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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